동물훈련사 강형욱이 8년 만에 반려견과 재회하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강형욱이 옛 반려견 레오와 재회하는 모습이 담겼다.
강형욱은 레오에 대해 자신이 훈련을 시켜 대회에도 출전했던 셰퍼드라고 소개하며 “제가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레오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점점 형편이 나아지면서 레오를 되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물훈련가로서 월급 5만 원을 받던 시기에서 40만 원으로 올랐을 때까지 레오를 돌봤지만 이후에도 형편이 좋지 않아 레오를 처음 소개해줬던 곳에 다시 데려다줬다고. 이후 레오는 경찰견으로 발탁돼 부산지방경찰청에 속하게 됐다.
강형욱은 “그래서 더 데려올 수 없었는데 이번에 경찰견에서 은퇴를 하게 됐다. 그래서 데려오게 됐다"며 “레오는 과거 강압적인 나의 훈련을 견딘 친구다. 나의 과거를 다 아는 친구라서 레오는 과거의 강형욱”이라며 레오와의 사연을 공개했다.
레오는 산 속에서 실종자를 찾는 훈련을 받았고 실제 사건에도 투입됐다. 과학수사대 체취견으로서 총 147회 출동, 315일의 출장을 통해 실종자 수색 및 범죄 수사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레오는 1기 체취견 중 가장 오랜 시간 임무를 수행했다.
레오는 은퇴식 전 건강검진을 받았고, 전반적으로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진단 받았다. 그러나 척추에 뼈 돌기가 돋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수의사는 “심각한 통증 반응은 없지만 심한 운동을 하거나 계단이나 오르막을 오르락내리락하면 힘들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조절을 해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8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한 레오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경찰 동료들과 강형욱이 참석했다. 이날 레오의 또 다른 아빠이자 경찰인 김도형 경위가 레오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도형 경위는 "레오의 곁에는 내가 항상 있었다. 8년 전 어느 훈련소에서 함께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너와 전국을 다니며 일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젊은 네가 나보다 더 늙어가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 너와 함께 했던 모든 날들이 내게는 기쁨이었다. 너와 함께라서 행복했는데 너는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김 경위는 “오늘부터 너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거다. 이제는 늦잠도 마음껏 자고 일도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며 건강하게 살길 바란다. 사랑한다 레오야 안녕”이라며 작별 인사를 보냈다.
그는 강형욱에게 레오를 인계했다. 그리고 레오를 향한 강형욱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강형욱은 "레오는 제 친구였다. 우리는 공놀이를 좋아했고 같이 산에 가는 걸 좋아했다. 제가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레오를 보내고 지금의 반려견들과 공놀이를 하고 놀러 갈 때면 ‘레오도 같이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강형욱은 "오늘 훈련하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멋졌다. 레오가 나와 눈을 마주치고 나를 찾아오는데 레오가 다리를 절고 있더라. 그걸 보면서 레오가 혼자서 내게 오는 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까웠다”며 “레오를 보낼 때 약속한 게 있다. 사정이 좋아지면 형이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레오가 건강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도와주신 과학수사대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레오의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도형 경위는 "누군가 그러더라. 레오와 더 오랜 시간을 지냈는데 슬프지 않냐고. 그런데 아마 레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 아픔은 강형욱 씨가 훨씬 클 거 같다"라고 했다. 이에 강형욱은 "감사하다. 경위님과의 시간은 절대 지우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집사부일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