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유선이 철부지 남편, 막무가내 시어머니, 버릇없는 직장 후배를 향한 ‘사이다 역공’을 날리며 안방극장에 통쾌한 전율을 선사했다.
유선은 KBS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에서 끝나지 않는 가사와 육아, 그리고 고단한 직장 일로 인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전형적인 워킹맘 강미선 역을 맡아, 현실 공감을 드높이는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31일 방송된 7, 8회분에서 유선은 친정엄마 파업에 도리어 원망을 늘어놓는 철부지 남편과 손녀를 봐야 한다는 이유로 막말을 내뱉는 시어머니와 자신의 뒷담화를 늘어놓는 직장 후배들에게 속 시원한 현실 일갈을 내뱉었다.
극 중 강미선(유선)은 아침 일찍 출근 준비를 마치고 딸 정다빈(주예림)의 유치원 등교준비를 하던 중 남편 정진수(이원재)에게 엄마 박선자(김해숙)의 파업을 알렸던 상황. 이에 정진수가 박선자에 대한 원망을 털어놓으며 막말을 내뱉자 화가 치민 강미선은 앞으로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더욱이 육아를 돕지도 않으면서 생활 극빈자가 되기 싫다며 자신의 퇴사를 결사반대하는 정진수를 향해 “당신은 그동안 풍족하게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난 결혼하고 직장생활하면서 단 한 번도 풍요로운 적 없었어! 매일 매일 일하고 매일 매일 뼈 빠지는 데 늘 언제나 나만 아등바등!!”이라고 울분을 토해낸 후 정다빈의 등교를 맡긴 채 냉정하게 집을 나섰다.
이후 강미선은 딸을 시댁에 맡기고 출근해버린 남편 때문에 시어머니 하미옥(박정수)에게 일하던 중 잔소리 가득한 전화를 받았던 터. 심지어 자신의 아들에게 손녀를 보라고 했냐며 역정을 내던 하미옥은 급기야 남자보다 여자가 먼저 출근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억지를 부렸다. 이에 강미선은 “제가 어머니랑 뭘 해야 하는데요”라고 차가운 말을 던진 후 바쁘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애써 참고 있던 분노가 폭발한 강미선은 회식을 알리는 지점장의 말에 3차까지 가자고 외치며 일탈을 감행했다.
더욱이 회식 자리에서 연거푸 술잔을 기울이던 강미선은 화장실에서 자신을 향한 후배들의 뒷담화를 듣게 된 후 문을 박차고 나갔고, “니들은 결혼 안 할 거 같냐? 시부모님, 남편, 자식 안 생길 것 같아?”라며 분노를 폭발시켰다. 결혼을 안 하거나, 결혼해도 애를 낳지 않겠다는 후배들의 말에 “그게 니들 뜻대로 될 줄 아냐고?”라며 “내가 말하는데 니들 그렇게 인생 장담하지 말아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몸 바쳐 마음 바쳐 직장 일하고 열심히 애 키우는 우리 같은 아줌마들이 있어서 니들이 이 대한민국에서 잘 먹고 잘사는 거야! 고마운 줄 알아야지!”라고 사이다 일갈을 날려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선은 참고 참아왔던 분노를 단 하루의 일탈로 풀어내는 캐릭터의 변주를 그려내며 몰입도와 극강의 후련함으로 안방극장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강미선은 또다시 반복되는 워킹맘의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거실을 나선 순간, 깨끗하게 청소된 집에서 빨래를 개고 있는 엄마 박선자를 보고 울컥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눈물을 글썽인 채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라는 말과 함께 박선자를 끌어안는 강미선과 그런 강미선을 도닥이는 박선자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