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남FC와 대구FC 간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센터를 방문했다가, 경기장 안까지 들어와 관중석에서 선거운동을 펼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 로고가 새겨진 붉은 색 웃옷을 입었으며,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구에 기호 2번을 손가락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함께 자리했던 강기윤 후보도 자신의 이름과 선거기호 2번이 적힌 웃옷을 입고 황 대표와 동행했다.
자유 한국당은 이 모습이 촬영된 사진을 누리집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관중석에 있는 사진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굉장히 고마운 일이다. 좀처럼 축구장에서 뵙기 어려웠던 정치인을 직접 만나게 된 관중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축구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였던 분들이지만 선거 유세를 위하 찾았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축구에 관심 없던 분들이지만 여러가지 다른 이유로 현장에 찾은 분들이 많았다. 축구 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의 경우도 많았다. 어쨌든 정치에 몸담고 있으신 분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굉장히 고마운 일이지만 축구단은 배려하지 않은 모양새다. 황 대표와 강 후보의 경기장 선거유세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축구장 내 정치적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장 내 선거운동 관련 지침’에 경기장 내 금지사항을 적시해놓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 내에선 정당명·후보명·기호·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 착용이 금지된다.
또 정당명이나 후보·기호·번호 등이 적힌 피켓·어깨띠·현수막 등의 노출이 불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연맹은 홈팀에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이나 무관중 홈경기, 제3지역 홈경기,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 제재를 가하게 된다.
물론 만우절 농담이다. 정치의 스포츠 도구화는 무조건 반대한다. 따라서 경남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연맹의 철저한 향후 대응을 요구한다.
우선 경남은 자유한국당과 선거 후보측에 사과를 받아내고 프로축구연맹에게 징계를 받게 된다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 연맹은 철저한 진상파악을 통해 징계를 내려야 한다. 이미 경남은 한 차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뼈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더 철저한 조사 및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 프로축구연맹이 어설픈 징계를 내린다면 추후 다른 정치적 행동이 축구장에서 이뤄질 수 있다. 가볍게 징계를 끝내서는 안된다.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완벽한 조사를 펼쳐야 한다. / 10bird@osen.co.kr
[사진] 자유한국당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