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국민 여러분!'을 통해 2년 만에 배우로 돌아왔다.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이 판을 치는 가운데, 어느 때보다 통쾌한 이야기로 출사표를 던졌다.
1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현)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최시원, 이유영, 김민정, 태인호, 김의성을 비롯해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정현 PD가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민 여러분!'은 얼떨결에 경찰과 결혼한 사기꾼이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코믹 범죄극을 표방하며 세상 모든 '을'들을 위한 통쾌한 한방을 날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뱀파이어 검사', '나쁜 녀석들', '38사기동대' 등 장르물의 한 획을 그은 한정훈 작가의 KBS 첫 진출작으로, '저글러스', '옥란면옥'의 김정현 PD와 의기투합해 완성도에 대한 신뢰감을 높였다.
여기에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사기꾼 양정국 역을, 이유영이 사기꾼과 결혼하는 경찰 김미영 역을, 김민정이 사채업의 큰 손 박후자 역을 맡았다. 또한 태인호가 극 중 샛별 같은 정치 신인 한상진 역을, 김의성이 3선 국회의원 김주명 역으로 가세한다.
이와 관련 김정현 PD는 "사기로 큰 한 탕을 치려고 했던 사기꾼이 의도치 않은 일에 휘말리면서 국회의원이 돼야만 하는 스토리를 재미있게 담은 코믹 범죄극이다. 한 드라마 안에 장르를 불문하고 로맨스, 액션 등 다양한 장치가 있으니까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기대해 달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특히 '국민 여러분!'은 최시원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2017년 9월 30일, 최시원의 반려견이 이웃의 정강이를 물어 사망에 이른 사건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도전하는 것.
이에 최시원은 본격적인 제작발표회 진행에 앞서 허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지난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일, 저와 관계된 모든 일에 대해서 더욱더 주의하고 신중하고 조심해야 된다고 깨달았다. 그래서 참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죄송하다"며 허리 숙였다.
대신 그는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 같이 한번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 분들과 김정현 감독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고 유쾌한 모습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PD 또한 최시원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캐스팅 할 때 중요시 하는 게 시청자 분들이 이 인물을 보고 의외성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거다. 기대했던 모습, 기대했던 부분을 보면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 어떻게든 사람들의 이미지를 깨고 싶더라. 최시원 씨 같은 경우 굉장히 유연한 면이 있어서 다양한 직업을 소화해야 하는 사기꾼처럼 눈치가 빠르더라. 그런 면에서 캐스팅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유영에 대해서도 깊은 믿음을 보였다. 김정현 PD는 "이유영 씨 같은 경우 찍으면서 놀랄 때가 많다. 저 스스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엉뚱하고 강력계 형사가 갖는 이미지를 확실히 깰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시원의 의욕적인 복귀와 제작진의 신뢰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러분!'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김과장'의 성공 이후 쏟아진 코믹 범죄극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터. '국민 여러분!'이 유사한 장르로서 차별화를 거둘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
김정현 PD는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 그래서 더 이런 드라마들이 성에 안 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드라마는 사실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다. 사기꾼이 국회의원이 된다는 설정 자체가 만화 같은데 그 안에서 흔히들 부와 권력을 쥔 사람들이 잘못된 일을 할 때 정당한 벌이나 물러서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해도 저것보단 잘 하겠다' 말 했는데 그런 의미의 드라마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예전 드라마들은 한발짝 멀어져서 쳐다보는 관찰하는 느낌이거나 주인공들이 부조리한 현실을 깨고 앞으로 나가는데 한계가 있던 것 같다. 그런데 저희 드라마는 사기꾼이라는 설정 자체에서 할 수 있는 범위나 영역들이 더욱 커진 것 같고 조금 더 자유롭게 현실을 풍자하고 정치를 풍자할 수 있는 여건이 좋을 것 같다. 촬영 지금 하면서 매번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긴 한데 그렇다고 너무 판타지를 보여드리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 하면 현실을 같이 인식하면서 조금은 더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을지 중간 톤을 잡으려고 배우, 작가 분들과 고민 중이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부했다.
여기에 배우들은 전형을 깬 캐릭터로 화답할 전망이다. 태인호는 "일반적인 정치인을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평범하지만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을 보여주려고 했다. 저도 항상 평소에는 평범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평범한 사람을. 그래서 특별히 국회의원, 정치인의 모습을 그리려고 한다기 보다는 되게 평범한 사람이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 신인 정치인의 모습을 그려봤다. 주위에 선거 캠프를 운영하셨던 분이 있는데 그 분이 많이 평범하신 분이라 많이 힘을 얻고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정치인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민정은 "제가 말이 많이 느린 편이긴 하다. 그렇지만 캐릭터의 '말 맛'을 살리기 위해 저희 작가 님의 대사를 할 때 웬만하면 어휘나 대사를 잘 바꾸지 않는다. 바꿔서 말하기 편한 대사가 있고, 바꾸면 맛이 살지 않는 대사가 있다. 우리 작가님 대사는 바꾸면 맛이 살지 않더라. 어느 드라마보다 대사를 굉장히 열심히 외우고 있다"며 "특히 박후자는 상대방과 대사 틈이 짧아야 재미있더라. 그래서 자다가도 바로 대사를 할 수 있게 열심히 외우고 있다. 또 제 말투를 조금씩 살려서 박후자를 살릴 수 있겠더라. 덕분에 지금 재미있게 나올 것 같다. 기대해 달라"며 웃었다.
김의성은 3선 국회의원의 노련함을 표현하기 위해 실존 인물까지 참고했다. "제가 아는 분 중에 제 학교 선배시기도 하고 좋아하는 국회의원이 한분 계신데 안민석 의원이다. 몇번 사석에서 뵀는데 안민석 의원의 정치 성향과 관계 없이 수도권에서 벌써 4선을 하셨고 그야말로 정치인으로서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그 분의 외형적인 모습을 조금 흉내내고 싶었다. 이마도 조금 더 넓게 해봤고 그 분의 재미 있는 부분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한 것.
끝으로 김정현 PD는 "반복되는 말이지만 한 드라마 안에 다른 세개의 드라마를 찍는 기분일 때가 많다. 커플을 찍을 때 정치 드라마를 찍을 때 코미디를 찍을 때 다 다른 느낌이다. 이걸 하나로 모았을 때 반응이 궁금하다"며 설렘을 표현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부심과 설렘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 여러분!'은 오늘(1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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