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52)이 장편 상업영화의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달 11일 개봉하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 ‘미성년’을 통해서다.
김윤석은 3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두니 긴장이 많이 된다. 티는 안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감독이 되니까 영화의 한 컷 한 컷까지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책임과 긴장감이 큰데, (배우로서 임할 땐 몰랐지만)장면 한 컷까지 신경이 가더라”라는 소감을 내놓았다.
이어 그는 “(VIP 및 라이브톡)시사회 후에 나온 (평단이나 관객들의 반응을)저는 일부러 안 보고 있다. 홍보팀이 좋은 소식만 전해주고 있다(웃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좋을 거 같다”며 “이 영화가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만은 없는 코미디다. 보면서 또 다른 생각을 갖게 만들 수도 있는 영화라 (들뜨지 않는)마음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윤석이 연출을 맡은 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영화사레드피터, 공동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데뷔 후 첫 장편영화 연출작으로 관심을 모은 ‘미성년’은 염정아와 김소진, 높은 경쟁률을 뚫은 신인 김혜준과 박세진이 각기 다른 모녀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두 가족에게 숨겨졌던 비밀이 드러난 후 다르게 대처하는 어른들과 청소년의 모습을 담았다.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문제에 직면한 아이와 어른의 각기 다른 시각을 통해 전형적이지 않은 전개로 풀어냈다. 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한 것.
2014년 옴니버스 연극 중 한 편을 보고 연출을 결심한 김윤석은 원작 작가와의 심혈을 기울인 준비 끝에 ‘미성년’의 시나리오 작업을 완성했다. 탄탄한 시나리오 설계에 충실했던 프리 프로덕션을 마치고 시작된 프로덕션은 약 두 달 동안 42회차로 진행됐다고. 촬영 기간 동안 그는 염정아, 김소진 등의 배우들이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을 중요시했다.
김윤석은 “제가 짬짬이 대학로에서 선후배들의 연극 공연을 본다.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서, 작가부터 배우~연출자까지, 창작극 발표회를 한다. 외국의 희곡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창작한 연극이다. 굉장히 좋은 취지”라며 “(금전적으로) 많은 지원이 있는 게 아니라 상황이 열악하다. 소극장을 하나 빌려서 작게 선보이는데 일반 관객들은 볼 수 없고 관계자들이나 출연자들의 가족들만 볼 수 있다. 그 날 4편의 공연이 있었는데 50분 정도로 했다. 제가 그걸 굉장히 인상적으로 봐서 그런지 (그 중 한 편을 쓴)작가를 만났다. 내가 ‘이걸 시나리오화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찬성이다.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고 영화 기획 단계를 회상했다.
김윤석은 이 영화의 연출뿐만 아니라 주리(김혜준 분)의 아빠이자 영주(염정아 분)의 남편 대원을 연기했다. 대원은 무책임하고 우유부단한 인물로, 김윤석이 전작들에서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이 놀라시는데, 원래 저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좋아한다. 인간이 사는 모습을 담았기 때문인데 몇 번이고 꺼내 봐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며 "제가 연극을 보고 첫 영화를 내놓기까지 5년이나 걸렸다. (원작이 있는 작품은)상영까지 아무리 짧아도 3년이라고들 하는데, 제가 2년을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역시 연출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