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김윤석(52)이 배우 겸 감독 하정우(42)와의 여담을 전했다.
김윤석은 3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정우와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잦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윤석은 “제가 감독으로서 모니터 앞에 앉아서 보니까, 배우들의 연기가 더 잘보였다”며 "배우가 아닌 연출자의 입장에서 보니 그동안 몰랐던 것들이 훨씬 더 잘 보이더라. 저도 감독의 역할을 하면서 배우로서 많이 배웠다. (연기에)효과적인 표현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앞서 하정우는 영화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을 연출하고 동시에 출연까지 진행했던 바.
1988년 데뷔한 김윤석이 처음 연출을 맡은 드라마 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영화사레드피터, 공동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연기력을 인정 받은 염정아와 김소진과 더불어 500대 2의 경쟁률을 뚫은 신인 김혜준과 박세진이 각기 다른 모녀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두 가족과 얽힌 사연이 드러난 후, 자신의 상황에 맞춰 대처하는 어른과 청소년의 모습이 흥미롭다.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아이와 어른의 시각을 통해 전형적이지 않은 전개로 풀어냈다는 게 장점이다. 김윤석 감독은 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했다.
지난 2014년 대학로의 한 공연장에서 옴니버스 연극 중 한 편을 보고 영화화를 결심한 김윤석은 원작 작가와의 심혈을 기울인 준비 끝에 ‘미성년’의 시나리오 작업을 완성했다. 시나리오 및 콘티 설계에 충실했던 프리 프로덕션을 마치고, 두 달간 42회차로 촬영을 진행했다. 김윤석은 감독으로서, 배우들이 캐릭터에 집중해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김윤석은 연출과 극중 고등학생 주리(김혜준 분)의 아빠이자 영주(염정아 분)의 남편 대원을 연기했다. 대원은 무책임하고 우유부단한 인물. 김윤석이 그간 전작들에서 보여준 강렬한 이미지와 180도 다르다.
이에 그는 “제가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열연이)얼마나 소중하고 빛나는 순간인지 보여주는 것에 자신이 있었다”며 “아직 신인 감독이기 때문에 건방지게 얘기하면 안 되지만 신인 감독의 패기로서, 또 연출을 하게 된다면 별 일이 있지 않는 한,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를 맞춰 주변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찾아서 보여주고 싶다”라고 연출적 방향성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성년'의 연출자로 나서자 저를 도와주려고 했던 배우들이 많았다. 몇 초라도 나오겠다면서.(웃음) 그들이 '이 의미 깊은 첫 발걸음에 나를 빼서야 되겠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특별 출연이나 카메오의 느낌이 강하면 이 작품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아주 적절한 만큼만 넣었다. (이번에 출연한)배우들에게 직접 다가가서 시나리오를 보여드렸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김윤석은 “이런 배우들을 모셔놓고 (제 영화로 이미지를)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면목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영화를 5년 동안 준비했는데, 개봉도 개봉이지만, 영화를 준비하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개봉은 4월 11일./ purplish@osen.co.kr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