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봄, 설레는 로코물이 안방을 찾아온다. 덕질 로맨스, '그녀의 사생활'이 바로 그것. 4~5월 김재욱과 박민영이 로코 파워로 시청자들의 연애 지수를 높일 전망이다.
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tvN 새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주인공 박민영과 김재욱을 비롯해 안보현, 홍종찬 감독이 참석해 첫 방송 전 취재진을 먼저 만났다.
오는 10일 첫 방송 예정인 ‘그녀의 사생활’ (연출 홍종찬/ 극본 김혜영)은 직장에선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박민영 분)가 까칠한 상사 라이언(김재욱 분)과 만나며 벌어지는 본격 덕질 로맨스를 그린다.
홍종찬 감독은 “‘그녀의 사생활’은 아이돌 덕후와 그 덕후를 덕질하는 두 남자의 본격 덕질 로맨스다. 덕후나 덕질이 저도 생소했는데 이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현실세계와 멀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저도 어느 순간은 덕후였더라.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누구를 최애로 두고 산다는 건 삶을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봤다. 누구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거니까 시청자들 역시 삶의 열정과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을 듯하다”고 자신했다.
박민영은 미술관에선 능력 좋은 큐레이터, 하지만 집에선 ‘덕력 만랩’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 역을 맡았다. 똑부러지는 언행과 프로페셔널한 직업 정신을 가진 큐레이터이자 덕후 세계에게도 인정 받는 프로 홈마(홈마스터의 줄임말)를 오가는 반전 매력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H.O.T.의 덕질 경험이 있다고. 박민영은 “우리 나이 때에 H.O.T. 안 좋아한 사람 있었나. 안 좋아하면 잡혀갈 분위기였다. H.O.T.를 많이 좋아했다. 이후에 가수 덕질을 접었을 땐 드라마 덕후였다. 커피, 강아지까지 덕질해 봤다. 덕질은 참 아름다운 거다. 인생에 행복을 줄 수 있는 포인트다. 친언니가 굉장한 덕후라서 굉장히 많이 참고하고 배우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민영은 지난해 박서준과 함께 ‘김비서가 왜그럴까’로 로코 여신 타이틀을 확고히했다. 그는 “전작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같은 로코 도전에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전작을 찍으며 밝은 분위기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성공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고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었다. 어쩌면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연기적인 면에서 발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도전하게 됐다. 전작과 차별화를 두려고 설정을 잡았다. 하다 보니 정말 다른 캐릭터더라. 김미소와 성덕미는 다른 캐릭터라는 걸 알고 나니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김재욱은 성덕미가 일하는 미술관의 신임 관장 라이언으로 분한다. 라이언은 데뷔부터 절필까지 센세이셔널한 이슈를 터트린 화가로, 절필 후 미술관장으로서 승승장구하는 인물. 외로워도 외로운 줄 모르는 개인주의자이지만 성덕미의 이중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본격 덕질 로맨스가 시작, 심장을 뒤흔들 예정이다.
김재욱은 “전작이 장르물로서도 센 소재를 다뤘던 터라 즐겁고 보람되게 촬영했다. 의외로 끝나고나서 보니까 무서워서, 혹은 장르를 즐기지 않아서 안 본 분들도 생각보다 많더라.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김재욱이란 배우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밝은 면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밝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했으면 했는데 ‘그녀의 사생활’을 만났다.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소하고 싶었다.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그동안 안 했던 연기를 많이 도전하고 있다. 감독님과 박민영에게 의지하며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보면서 즐거워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오랜만에 로코물 출연이다. 김재욱은 “로코 주연을 맡는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로코나 로맨스를 기대해 주신다는 건 배우로서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니까. 로코를 원했다는 자기 최면을 걸곤 했다. 예전엔 작품을 하나 마치고 나면 집중했던 것을 개인 시간으로 털어냈는데 요즘엔 다른 작품과 현장에 집중하면서 얻는 에너지가 크더라.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렵더라도 더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다. 함께 하는 이들과 호흡이 중요한데 그 점에서 복이 많다 나는. 정말 사랑하고 한 팀이 될 수 있는 분들과 작업하고 있다. 성인 멜로는 아직 본격적으로 촬영하진 않았다. 하지만 19금 로맨스가 아니니까 아슬아슬하게 박민영과 선을 타면서 잘 찍겠다. 기대해 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덕미의 소꿉친구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의 유도체육관 관장 남은기 역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안보현이 따냈다. 남은기는 겉으로는 지겨운 소꿉친구로 포지셔닝하고 있지만, 속으론 덕미만 바라보는 짝사랑꾼. 오랜 짝사랑을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숨기고 있던 중 라이언의 등장에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박민영, 김재욱과의 호흡도 좋다고. 쏟아지는 칭찬에 수줍게 마이크를 잡은 안보현은 “남은기는 그동안 제가 한 작품 중 최애 캐릭터다. 실제로 짝사랑한 적이 있어서 연기에 반영하기 쉬웠다. 성덕미를 최애로 생각하며 열심히 연기하고 있다. 김재욱 형보다 제가 더 박민영 누나에게 기대고 있다. 첫 만남 때문에 편하게 친구처럼 친해지자고 해주셔서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열심히 성덕미 덕질을 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홍종찬 감독은 “라이언은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다. 기본적으로 예술가다운 외모나 소양이 있을 것 같아서 김재욱을 캐스팅했다. 완벽한 멜로에 잘 어울리는 외모를 갖고 있는데 이전까지 도전하지 않아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들었다. 친근하다 못해 허당미, 하찮미, 노련미도 있다. 매일매일 현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고 있다. 박민영은 덕후로서의 통통 튀는 면과 큐레이터로서 30대 여성의 고충을 다루는 데 탁월하다. 무엇보다 로맨스물에 최적화 된 배우다. 안보현은 짝사랑의 묵묵함과 운동선수의 묵직함이 있었서 남은기 역에 딱 어울려서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최초의 로코물 도전 김재욱과 믿고 보는 로코 여신 박민영이 만났다. 김재욱은 “황금 시간대 로코물의 첫 주연을 맡았다. 감사한 일이다. 부담감은 없다. 늘 제가 맡은 역할에 집중하면 되니까. 주연만 할 사람도 아니니까 도움이 되는 작품이라면 그래왔듯 그렇게 선택할 것 같다. 박민영과 연기하는 건 즐겁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는 게 재밌다.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주위를 챙길 줄 아는 노련함도 있다. 로코로 처음 만났지만 이 배우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느낀다. 정말로 박민영에게 기대고 있다. 16회 끝까지 기댈 예정”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박민영은 “홈마의 부정적인 시각과 잘못하는 일을 짚고 넘어가는 내용이 있다. 성덕미는 가수를 먼저 생각하는 올바른 덕질, 홈마를 그리고 있다. 갈등 구조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 작년에 대본을 받고서 왠지 하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계속 아이돌 덕후들과 홈마들을 지켜봤다. 특히 친언니가 롤모델이다. 자기 하는 일을 열심히 하되 덕질로 상대가 발전하고 순위가 오르면 행복해 하는 걸 즐기더라. 제가 가졌던 선입견을 깨게 됐다.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재욱과 박민영이 그리는 참신한 덕질 로맨스 '그녀의 사생활'은 오는 10일부터 매주 수목 오후 9시 30분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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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