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조토크'가 나타났다. 콩고에서 온 조나단이 수려한 말솜씨로 '해피투게더4'를 쥐락펴락했다.
4일 밤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는 지난주에 이어 '나 한국 산다'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에 영국인 조쉬, 우즈베키스탄 출신 구잘, 러시아 출신 안젤리나, 콩고에서 온 조나단,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 한국에 귀화한 로버트 할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해투4' 게스트들은 모두 외국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친숙함을 뽐냈다. 그 중에서도 조나단은 억양까지 가장 한국인과 흡사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출연자들 중 가장 어린 8살에 부모를 따라 한국에 정착한 덕분이었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다. 조나단은 "가족들이 한국어로 대화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금지됐다. 다들 너무 한국말만 쓰니까 콩고말을 잊어가고 있더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콩고말이라고 해도 엄마 부족이 쓰는 언어가 있고, 아빠 부족이 쓰는 언어가 있다. 그리고 콩고 대표어인 린갈라어가 있다. 또 공용어로 프랑스어가 있고, 아버지와 저는 가끔 영어도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가장 어린 나이에 배운 만큼 한국어는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제가 1등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부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아무래도 TV에 외국인이 나오면 자꾸 한국말을 평가하게 되더라"라며 샘 해밍턴의 한국어 실력에 대해 "조금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조나단은 또 다른 '해투4' 출연진의 한국어 실력도 평가했다. 그는 "로버트 할리 씨의 경우 한국말을 아는데 몸에 벤 미국식 억양이 있다 보니 말을 하려고 해도 완전히 한국 사람처럼은 안 된다. 노력은 하고 계신 것 같다"며 "1부터 10까지 점수를 매긴다면 7.5점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구잘은 오늘 보니까 5.9점이다. 조쉬는 억양이 되게 좋다. 한국에 산 지 1년 밖에 안 됐는데 이 정도면 정말 대단한 거다. 어느 언어든 억양은 정말 파고 들어야 한다. 그래서 10점 만점에 6.8점 드리고 싶다. 안젤리나의 경우 아직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한 3점 정도"라고 말했다.
조나단은 '해투4' MC들의 한국어 실력도 분석했다. 그는 "유재석 씨는 항상 보면서 느꼈는데 말을 고급스럽게 하더라. 10점 만점에 9.9점 드리고 싶다. 전현무 씨는 데이터가 없는 편인데 느낌으로도 9.3점이다"라며 후한 점수를 매겼다. 반면 조세호에 대해서는 "한 7점 정도다. 말을 구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쓰는 단어들이 중학생 정도"라고 평한 뒤 "역사책을 추천하고 싶다. 거기에 다양한 단어가 많아서 쓰시다 보면 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게스트부터 MC들까지 들었다 놨다 하는 조나단의 입담과 유창한 말솜씨에 유재석도 감탄했다. 유재석은 평소 '조토크'로 불리는 조세호에게 "저 친구 보고 배워라. 버릴 말이 한 마디도 없다. 진정한 '조토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과 화려한 언변으로 한국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조나단이었지만 한국 생활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인종차별로 인한 피해가 극심했기 때문.
조나단은 "상처받은 얘기 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는 "하루는 어떤 할아버지가 제 팔을 문지르더나 '안 묻네'라고 하시더라. 내가 무슨 매일같이 집에서 나올 떄 몸에 검은색으로 칠하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날 너무 상처받아서 집에서 울었다. 물론 부모님한테는 말하지 않았다"고 털어놔 충격을 자아냈다.
또한 조나단은 "요즘은 광주 시내 돌아다니다 보면 제 앞에서 제가 한국말을 못하는 줄 알고 제 애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 '와 진짜 까맣다', '나 흑인 처음 봐' 이러는 분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밝음을 잃지 않았다. 조나단은 "이걸 또 뭐라 할 수는 없겠더라. 가끔 좋은 얘기도 해주신다. '잘생겼다'고. 그런 말도 듣다 보니 막상 하지 말라고는 못하겠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그는 "어느 나라던지 인종차별은 있다. 대신 우리도 하니까 너희도 당해봐라 이런 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