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비정해서 현실적..학폭 없는 학폭 드라마의 탄생 [Oh!쎈 리뷰]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9.04.06 07: 37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드라마다.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지만 잔인한 학교폭력 장면은 거의 등장 하지 않는다. 학폭으로 인한 투신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을 가만히 들여다볼 뿐이다. 
지난 5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아름다운 세상’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자인 박선호(남다름 분)가 옥상에서 투신해서 벌어진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선호의 부모인 박무진(박희순 분)과 강인하(추자현 분)은 아들의 투신 이유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선호의 가족을 뺀 모든 이들은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다. 
‘아름다운 세상’의 첫 장면은 선호가 학교 옥상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선호와 무진 그리고 인하의 행복했던 일상이 무너지는 모습으로 전개 된다. 무진과 인하를 비롯해 선호의 가족들은 오직 병원에서 선호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선호와 선호의 가족들이 병원에서 사투를 벌일 때, 경찰과 학교 그리고 학교의 다른 부모들과 가해자들은 사건을 빠르게 정리하려고 움직인다. 재단 이사장이자 선호와 같은 나이의 아들은 둔 오진표(오만석 분)은 “다른 부모들은 자기 자식한테만 피해없으면 남의 이야기다”라고 말하며 교장 선생님을 협박해 투신 사건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고 한다. 
진표의 말처럼 대부분의 학교 선생님들과 경찰 역시도 옥상에서 떨어진 선호의 편이 아니다. 모두 가해자와 같은 태도로 사건이 조용히 지나 가기만을 바란다. 냉정한 현실 속에서 피해자는 자신들이 누려야할 권리도 누리지 못한 채 그 흐름에 몸을 맡기게 된다. 
선호를 괴롭히는 주범인 오준석(서동현 분)은 아버지인 진표가 하는 말을 그대로 다른 가해자들에게 한다. 준석은 사건 영상에 자신이 없다는 것을 들면서 다른 친구들을 협박한다. 그리고 경찰 조사를 앞둔 다른 가해자들에게 “우리는 미성년자고, 물어보는 질문에 다 대답할 필요 없다”고 지침을 전달한다. 진표에서 준석으로 처벌을 피하려는 추악한 노하우가 전수 되는 순간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선호 가족의 억울함 뿐이다. 혼수상태인 선호만 바라보던 무진과 인하는 학교 폭력의 정황이나 증거가 없다는 말과 함께 자살 미수로 사건이 종결됐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듣게 된다. 피해자들은 아직 사건을 시작해보지도 못했지만, 피해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결과인 선호 개인의 책임으로 사건은 마무리 된다. 
여기까지가 현실이다. 현실 속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사회가 정해 놓은 결론을 바꾸지 못하고 개인의 책임으로 모든 억울함을 삼킨다. ‘형사님의 자식이어도 이렇게 사건을 종결 하겠냐’는 무진의 질문에 형사는 “저는 원칙대로 사건을 수사했을 뿐이다”라고 당당하게 답한다. 드라마인 ‘아름다운 세상’이 과연 어떻게 이 원칙을 뒤집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줄지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아름다운 세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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