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이미지로 사랑 받은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충격을 안긴 가운데 공범 가능성이 제기됐다.
9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사건을 맡은 경찰은 로버트 할리가 마약 판매책에게 돈을 보낼 때 은행에 함께 있었던 외국인 A씨를 공범으로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다만 로버트 할리는 “마약 투약을 혼자 했는가”라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사과만 반복했다.
지난 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로버트 할리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로버트 할리는 최근 서울 자택에서 온라인으로 구입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자택에서 해당 주사기를 확보했다.
로버트 할리는 9일 새벽 1시 30분께 유치장 입감을 위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수원남부경찰서로 압송됐다.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 그는 취재진 앞에서 “죄송하다. 마음이 무겁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더욱 충격적인 건 그의 마약 혐의 조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로버트 할리는 지난 2017년과 지난해 2월 마약 의심 정황이 있어 조사를 받은 걸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로버트 할리가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온몸에 제모를 한 상태여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로버트 할리는 1986년 국제 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방송인이다. 다양한 예능에서 정겨운 부산 사투리로 친근함을 더했고 1997년에는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그의 한국 이름은 하일이다.
‘한뚝배기 하실래예’ 유행어까지 낳은 그는 아내 명현숙, 아들 하재익 등과 함께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2017년 5월에는 KBS 1TV '아침마당-어린이날 특집 다둥이라서 행복해요'에 나와 “자식 많으면 파산이다. 우리 첫째는 회사에 다니는데 돈을 안 준다. 취직 못한 둘째에게는 내가 월급을 주고 있다. 셋째는 내 카드를 훔쳐가서 쓴다"고 밝혀 쓴웃음을 자아냈다.
로버트 할리는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수원지방법원에 도착한 로버트 할리는 취재진에게 울먹이며 "함께한 가족과 동료들에게 죄송하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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