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 부모의 “IMF 때라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 더욱 대중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혈액암 투병 중인 허지웅까지 일침을 가했다.
마이크로닷, 산체스의 부모는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출발한 항공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자진 귀국한 신씨 부부를 제천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닷 아버지인 신모씨는 귀국 후 취재진을 향해 “IMF 때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죄송합니다”고 심경을 밝혔다.
21년 만에 귀국한 신모씨의 발언은 피해자들은 물론, 대중의 분노까지 다시금 끌어올렸다. 앞서 신 씨 부부가 경찰에 접수된 12명의 피해자 중 8명과 합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대부분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 변명 발언까지 이른바 대중의 ‘괘씸죄’는 가중되고 있다.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은 곧, 이어질 양형에 유리한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허지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무래도 투병 중에는 아파요 외로워요 앓는 소리를 하게 되니 SNS를 아예 닫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IMF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니”라며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해 분노했다.
이어 “IMF 터지자 마자 대학교 입학해서 등록금부터 집세, 생활비 모두 알아서 해결했다. 아르바이트 두 개 뛰고 들어와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내어놓은 짜장면 그릇 가져다가 밥을 비벼먹었어도 조금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 시절을 청년으로, 가장으로 통과해낸 수많은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버티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 많았을 주머니를 털어놓고 이제와서 뭐라는 건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나잇값에 관한 아무런 자의식이 없으면 저런 변명을 할 수 있는 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마닷부모”라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고 밝히고 현재 투병 중이다. 허지웅을 비롯해 IMF를 겪었던 많은 이들이 함께 공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씨부부의 피해자들은 한 때 그들과 충청북도 제천의 한 마을에서 살던 이웃주민이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년 전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마이크로닷과 산체스의 부모가 이웃과 친척들에게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바. 당시 마이크로닷은 “사실무근”이라며 강경대응하겠다고 나섰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어 “늦었지만 부모님께 피해를 입으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뵙고 말씀을 듣겠다”고 사과했지만 때는 늦었다.
그런 가운데, 마이크로닷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유튜브 연예뉴스채널 ‘쨈이슈다’ 취재진과 만나 “변제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족이 대중으로 하여금 외면 받게 된 이유는 너무도 늦게서야 전하는 사과였으며, 수차례 실망을 더한 ‘괘씸죄’ 탓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허지웅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