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열악한 촬영 여건으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이하 희망연대노조)에게 고발당했다.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스달 연대기'의 부당한 근로 환경을 규탄했다. 또한 이들은 기자회견 종료 후 스튜디오드래곤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상고시대 문명과 국가의 탄생을 다룬 고대 인류 사극이다. 가상의 땅 '아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투쟁과 화합,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신화적 영웅담을 담은 작품.
'육룡이 나르샤', '뿌리 깊은 나무', '선덕여왕' 등을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PD, 그리고 배우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등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2019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스달 연대기'에 잡음이 생겼다.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아스달 연대기'의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지난해 9월 발표한 68시간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 '아스달 연대기' 스태프들은 1일 25시간, 브루나이 해외 촬영 당시에는 최장 7일간 151시간 30분간 휴일 없는 연속 근로에 강제 투입되며 기본적 인권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로 인해 조명 스태프의 팔 골절 사고가 발생했으며, 해당 스태프는 귀국 이후 의료 보험 등의 적절한 보상이 아닌 자비로 치료를 마친 상태라고.
이를 알게 된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는 스튜디오드래곤 측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스튜디오드래곤 측이 면담을 거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지 않아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고(故) 이한빛 PD께서 돌아가신지 햇수로 3년 차가 돼 가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있다. 이 때문에 제2의 이한빛 PD 같은 분들이 나올 수 있는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문제점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 현장을 면밀하게 파악해 개선해야 한다. 열심히 싸우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다. 하루빨리 좋은 작업 현장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빛센터는 고 이한빛 PD의 유지를 잇고자 그의 동생인 이한솔 이사가 설립한 노동 인권 센터다. 한빛센터는 이날 오후 CJ ENM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제작사는 물론 CJ ENM 측의 책임 있는 해결 방안을 촉구할 계획이다. / nahee@osen.co.kr
[사진] '아스달 연대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