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화유기’에 이어 ‘아스달 연대기’ 스태프들이 열악한 촬영 현장을 고발하며 발끈하고 나섰다. tvN 드라마 현장의 잔혹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이하 희망연대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스달 연대기'의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지난해 9월 발표한 68시간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아스달 연대기' 스태프들은 1일 25시간, 브루나이 해외 촬영 당시에는 최장 7일간 151시간 30분간 휴일 없는 연속 근로에 강제 투입되며 기본적 인권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조명 스태프는 팔 골절 사고를 당해 보상 받지 못한 차 자비로 치료를 마쳤다고. 이들은 기자회견 종료 후 스튜디오드래곤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2016년 1월 CJ E&M PD로 입사해 같은 해 4월 '혼술남녀' 팀에 배치된 이한빛 PD는 6개월 만인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 측은 CJ E&M 측의 공식 사과와 진상 규명을 통한 명예회복, 재발 방지 수립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CJ E&M은 ▲책임자 징계조치, ▲회사 차원의 추모식, ▲이한빛PD 사내 추모편집실 조성, ▲고인의 뜻을 기릴 수 있는 기금 조성에 관련된 재정적 후원 등을 약속했다. 또한 방송 제작환경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제작인력의 적정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 등 포괄적 원칙 수립, ▲합리적 표준 근로계약서 마련 및 권고 등 9가지 개선과제를 실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작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7년 12월, 한 스태프가 tvN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 설치 작업 중 3m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안전장비 없이 그대로 추락해 허리뼈와 골반뼈가 부서지는 등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측은 “샹들리에 설치는 MBC 아트와의 용역 계약에 포함되지도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당사자가 야간작업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어 다음 날 설치하겠다고 부탁했지만 설치를 강요했다는 증언까지 있다”며 현장 총 책임자인 PD는 물론 업무지시를 내린 미술감독, 외주에 이를 맡긴 CJ E&M, 더 나아가 방통위와 관계 당국을 향해 근로환경과 안전대책 수립 현황을 즉시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또다시 잡음이 발생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상고시대 문명과 국가의 탄생을 다룬 고대 인류 사극이다. '육룡이 나르샤', '뿌리 깊은 나무', '선덕여왕' 등을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PD, 그리고 배우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조성하 등이 촬영 중이라 2019년 tvN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방송 현장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게 스태프들의 주장. 이들은 “제2의 이한빛 PD 같은 분들이 나올 수 있는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좋은 작업 현장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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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