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가수 로이킴(김상우)이 “국민께 죄송하다”라며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음란물 유포 혐의나 마약 관련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로이킴은 10일 오후 2시 45분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했다. 지난 9일 새벽 4시 20분께 기습 귀국한 이후 하루 만에 경찰에 출석하면서 본격적인 조사를 받게 됐다.
로이킴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 2일 처음으로 ‘정준영 단톡방’ 파문과 관련해 로이킴의 실명이 공개된 이후 9일 만에 경찰에 출석하게 된 것. 로이킴은 그동안 학업을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만큼, 그가 경찰조사를 받지 않고 특별히 입장을 전하지도 않아 많은 논란과 의혹에 휩싸였던 바다.
로이킴은 이날 경찰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섰다. 논란 이후 언론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로이킴은 단정한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 수척해진 모습으로 준비해온 사과를 전했다.
로이킴은 “제일 먼저 저를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셨던 팬 분들, 가족 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진실되게 성실히 조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면서, 거듭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에 언급된 것에 대한 사과로 해석된다.
로이킴은 굳은 얼굴로 준비해온 사과 멘트를 한 후 입을 굳게 닫았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은 로이킴이 준비된 발언을 한 이후 음란물 유포 혐의와 마약 의혹에 대해서 질문했다. 유포된 음란물을 직접 촬영했는지, 마약 검사에 응할 생각이 있는지, 단체 대화방 멤버들 중 마약 복용을 한 사람이 있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로이킴은 묵묵부담으로 일관, 빠르게 걸음을 옮기며 황급히 조사실로 향했다.
아직 경찰조사가 시작되기 전인 만큼 로이킴 역시 혐의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것. 마약 의혹에 관련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로이킴의 경찰조사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로이킴에 대해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에 올린 사진 형태의 음란물을 직접 촬영했는지, 아니면 올리기만 한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또 로이킴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에디킴 등도 함께 있어던 ‘정준영 단톡방’에서 마약류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은어가 수차례 사용된 정황이 나온 만큼, 이와 관련된 수사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로이킴은 지난 2012년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로이킴은 ‘슈퍼스타K4’의 우승자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논란이 된 정준영, 에디킴과도 인연을 맺었다.
로이킴은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이자, ‘엄친아’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기록하며 감성 뮤지션으로도 음악 팬들에게 탄탄한 지지를 받아왔던 바. 하지만 이번 논란에 얽히면서 엄친아 이미지는 산산이 깨졌고, 팬들은 ‘퇴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로이킴에게 등을 돌렸다.
정준영은 앞서 ‘버닝썬 사태’와 관련된 조사 중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의 내용이 폭로되면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됐다. 수사과정에서 정준영이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의 멤버로 승리, 최종훈 뿐만 아니라 용준형, 이종현, 로이킴, 에디킴이 밝혀진 것. 용준형과 이종현은 참고인으로 조사를 마쳤고, 로이킴과 에디킴은 음란물 유포 혐의 피의자로 입건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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