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김윤석 감독, 첫 연출에 이 정도면 합격점..관객 반응이 관건 [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4.11 17: 32

 배우 김윤석이 데뷔 후 처음으로 각색 및 연출을 맡은 장편 상업영화 ‘미성년’(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영화사레드피터, 공동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이 오늘(11일)부터 관객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미성년’은 김 ‘감독’이 5년 동안 준비한 영화로써, 이 정도 서사와 캐릭터라면 만듦새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지난 2014년 겨울, 김윤석은 대학로에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성 연극을 관람했다. 옴니버스 포맷으로 선보인 이 연극 중 한 편의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긴 그는 연극을 기반으로 영화화를 시작했다.

김윤석 감독은 배우 출신답게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간결하고 세련되며 위트 있게 풀어내는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자신이 맡은  지질한 대원 캐릭터부터 아내 영주, 내연녀 미희, 그리고 여고생 주리와 윤아까지 모두 돋보이게 그려냈다.
특히 옥상에서 주리(김혜준 분)와 윤아(박세진 분)가 말다툼을 벌이거나 복도에서 머리채를 잡고 교실까지 이동하며 몸싸움을 하는 장면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소름 끼치는 시퀀스로써 압권이다.
고등학생 주리는 아빠 대원이 덕향 오리구이집을 운영하는 사장 미희(김소진 분)와 만나고 있다는 걸 우연찮게 알게 된다. 불운하게도 미희의 딸 윤아는 주리와 같은 학교. 이에 주리는 아빠의 바람을 엄마 영주(염정아 분)에게 어떻게든 숨기려고 노력하지만 윤아의 도발로, 결국 영주는 남편의 외도를 알게 돼 실의에 빠진다.
한편 윤아는 가정이 있는 남자와의 바람으로 아이까지 가진 엄마가 원망스러울 뿐. 남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미희는 자신의 사랑과 새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주를 연기한 염정아의 감정 연기는 물론, 중년의 나이에도 사랑을 놓칠 수 없는 미희를 연기한 김소진의 새 얼굴이 신선하다. 김윤석 감독은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살려, 출연 배우 모두가 각자 쌓아온 연기적 내공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발판이 돼줬다.
‘미성년’은 위기에 몰린 인물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김윤석이 캐릭터의 내면이 돋보인 작품을 완성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watc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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