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를 대표하는 ‘땅꾼’들이 창원을 습격했다. 로데 자이언츠 제이크 톰슨과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가 땅볼 유도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나란히 호투를 펼쳤다.
롯데와 NC는 12일 창원 NC 파크에서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을 치렀다. 이날 양 팀의 첫 맞대결은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 마운드에 올라왔다.
모두 올해 KBO리그 무대에 데뷔한 외국인 투수라는 것 외에 투심과 싱커 등 땅볼 유도형 구종을 주무기로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톰슨은 올 시즌 땅볼/뜬공 비율이 1.92에 달했고, 루친스키는 톰슨의 기록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1.21의 기록으로 뜬공보다는 땅볼을 더 많이 잡아냈다.
두 투수의 공통된 유형은 타자들을 곤란하기 만들기 충분했다. 자신의 타이밍에 배트가 걸렸다고 생각한 공들은 빗맞으면서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외야로 향하더라도 충분히 힘있게 뻗어가지 못하며 외야수들에게 걸렸다. 매 이닝 중요한 상황 땅볼들이 나오면서 내야수들을 바쁘게 만들었다. 내야수들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 있는 수비로 투수들이 마음껏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게 지원했다.
톰슨은 이날 7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4개의 뜬공, 그리고 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아웃의 비중은 땅볼이 더 많았다. 루친스키도 마찬가지. 이날 루친스키는 8개의 피안타를 맞았지만 고비마다 땅볼 유도 능력을 바탕으로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2회 1사 1,2루와 7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잡아내며 경기를 풀어갔다. 톰슨보다 많은 11개의 땅볼을 만들어냈다. 톰슨과 루친스키의 차이라면 톰슨이 더 많은 삼진을 뽑아냈다는 것. 톰슨이 9개, 루친스키가 3개를 잡아냈다.
톰슨과 루친스키 모두 타자들을 철저하게 농락했다. 땅볼로 차곡차곡 아웃카운트를 캐내면서 나란히 호투의 밑바탕을 만들었다. 톰슨은 최고 148km까지 나온 투심 44개와 주무기인 슬라이더 33개(기록지는 커브), 그리고 15개의 포크볼을 구사했다. 루친스키는 최고 151km까지 찍은 투심 38개, 최고 145km의 커터 23개, 그리고 21개의 커브를 섞어 던졌다. 두 선수 모두 올 곧게 오는 포심의 숫자보다 변형 구종을 더 많이 던지며 땅볼 특화 투수임을 과시했다.
톰슨은 7이닝 112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1실점, 루친스키는 7이닝 101구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나란히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의 대역투. 이렇게 두 선수는 창원의 마운드를 눈부시게 만들며 명품 투수전의 주역이 됐다.
경기는 이들의 손에서 결정되지 않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었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NC의 손을 들었다. 9회말 나성범의 끝내기 안타로 NC가 2-1로 신승을 거뒀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