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그립지 않다고 세뇌를 한다고 해도, 그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민병헌 한 명의 부재가 타선의 극심한 침묵으로 이어지고 있는 최근의 경기력이다.
롯데는 지난 12일 창원 NC전 접전 끝에 9회말 1-2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회말 무사 1루에서 나성범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 맞았다. 어느덧 4연패 수렁. 5할 승률에서 멀어졌다.
리드오프로서 공격의 물꼬를 틔워주던 민병헌이 지난 4일 문학 SK전에서 사구 부상으로 이탈한 뒤 첫 2경기에서 민병헌의 공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2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고 민병헌의 이탈 여파는 최소화하는 듯 했다. 민병헌의 이름이 전혀 그립지는 않겠지만 그리움을 상쇄할 정도의 전력을 만들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치른 4경기에서 롯데는 지독한 침묵에 시달리면서 민병헌의 이름을 더욱 그립게 만들고 있다.

이후 4경기에서 롯데가 뽑은 점수는 단 4점이다. 4점 중 3점은 솔로 홈런으로 나온 점수다. 나머지 1점도 지난 12일 창원 NC전 손아섭의 내야 땅볼로 나온 점수다. 적시타로 나온 점수는 단 1점 도 없었다. 4경기 연속 적시타 없이 1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독한 ‘변비 야구’다.
타선의 짜임새가 뚝 떨어졌고 중요한 순간 마다 침묵하고 있다.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 기회를 스스로 허망하게 날려버리고 있다. 같은 기간 득점권 타율은 7푼7리(26타수 2안타). 1타점이 있는데 앞서 언급했던 12일 경기의 내야 땅볼이다. 적시타가 실종됐다.
민병헌 대신 손아섭이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고, 타선의 변동은 민병헌이 빠진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지만, 민병헌 한 명이 빠지면서 타순이 연쇄적으로 약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상위 타선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하위 타선이 도리어 약해지는 효과가 나왔다. 지난 12일 경기에서는 양상문 감독이 “획기적인 변화”라는 말을 하면서 이대호를 1루로 내세우고, 타격이 괜찮은 외야수 허일과 정훈을 동시에 내보내는 등의 변화를 시도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작전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는 등 득점 루트를 다양화 하려는 전략도 먹혀들지 않았다.
민병헌이 빠진 상황에 타선의 집단 슬럼프까지 겹친 것이 롯데에는 더욱 치명적인 결과로 다가오고 있다. 민병헌의 이름이 더욱 그리워질 수밖에 없는 최근 롯데의 나날들이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