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 할 수 있는 증언이 모두 끝난 상태다.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13번의 증언을 마쳤다.”
윤지오가 지난 14일 오후 국회 소강당에서 열린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서 이 같이 말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박창일 신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도 참석했다.
윤지오는 “저는 유일한 목격자가 아니라 유일한 증언자다. 제 자신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나중에 제 모습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지오가 쓴 ‘13번째 증언’은 故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과정과 자신을 둘러싼 관련 의혹을 담은 책이다. 지난달 장자연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발간했다.
그는 “다음 주부터 외신 인터뷰를 시작할 거다. 한국인으로 살면서 너무 수치스러웠는데 외국에서 볼 때 한국에서 벌어진 정황이 상식선에서 이뤄지는 일인지 궁금하다”며 “외신에서 보도하면 국내에 오히려 더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사건 후 10년 동안 최근까지 “16번째 증언을 마쳤다”는 그는 “가해자들은 바뀌지 않았으나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대통령께서 명운을 걸고 공소시효 없이 수사에 착수하라고 하신 만큼 저도 제대로 수사해달라고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제보자가 신변 보호를 철저하게 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지오는 책을 쓰게 된 계기와 북 콘서트를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윤지오는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불합리한 일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자신의 탓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본인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이 떠날 거라는 걸 예상했다. 많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남은 사람들은 사실 많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지오는 “지금까지 살아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 장자연 언니와 여러분이 지켜 줬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그는 이날 행사가 끝날 무렵 일일이 책에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