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학주(31)의 롤모델은 한석규(56)다.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따뜻한 마음을 닮고 싶다고. 언젠간 같은 작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출 날도 기대하고 있다.
풋풋했던 고등학생 시절, 그리고 자유를 만끽한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한 대학 시절까지 연기에 대한 큰 꿈을 품지는 않았지만 하면 할수록 연기에 대한 재미와 매력을 느끼고 있기에 이제는 인생의 전부가 됐다.
이학주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가리켜 “데뷔한지 7년이 됐지만 상업작을 한 것은 올해로 5년차”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2년 단편독립 ‘밥덩이’로 데뷔했다.
이학주는 “작년까지 조급한 마음이 컸다. 근데 올해 들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바뀌었다(웃음). 나쁜 날도 많지만 좋은 점만을 보려고 한다.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조금 더 쉬자’ ‘연습을 더 많이 해서 나가자’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합격한 그는 연기이론 수업을 받으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대학 재학 중에도 연기자는 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론을 배우다가 재미를 느꼈다. 발표를 안 하면 학점을 안 준다고 해서 들은 건데 배우면서 재미있고 (캐릭터를 표현하면서)기분이 좋았다”며 “연기는 어렵지만 할수록 매력이 있는 거 같다. 물론 쉬운 적은 없었다.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서 막연해질 때도 있지만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오늘(17일) 개봉한 ‘왓칭’(감독 김성기, 제공 우성엔터테인먼트, 배급 리틀빅픽처스, 제작 스토리공감)에서 준호 역을 맡은 그는 사이코패스 캐릭터 경험이 전무해서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촬영하면서 (잘 나왔는지 걱정되는 마음에) ‘컷’소리가 나면 모니터를 하기 위해 곧바로 달려갔다. 원래 자주 확인하는 스타일이다(웃음). 물론 다른 배우가 같이 걸려 있으면 다시 해보겠다는 말은 선뜻 못하는데, 혼자만 촬영했으면 스태프의 양해를 구해서 재촬영한다”고 전했다.
‘왓칭’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된 여자 영우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망을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과정을 그린 공포 스릴러. 이학주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지하주차장 경비요원 준호를, 강예원이 그런 준호의 감시를 받는 워킹맘 영우를 연기했다. 두 사람은 ‘왓칭’을 촬영할 당시 같은 소속사였는데, 앞서 영화 ‘날, 보러와요’(감독 이철하, 2016)에도 함께 출연한 경험이 있기에 ‘왓칭’을 위해 따로 친분을 다질 시간을 필요하지 않았다.
이학주는 “강예원 선배님에게 집중력을 배웠다.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나)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하는 걸 배웠다. 촬영에 임하는 자세를 배웠다고 할까? 극중 영우와 준호가 절대 친할 수 없는 사이인데 그래서인지 선배님이 촬영을 할 땐 의도적으로 저와 거리를 두는 걸 보면서 ‘이렇게 적용을 하시는 구나!’ 싶었다. 두 번째 하니까 좀 다른 면을 봤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강예원 선배님이 되게 편하다. 세 번째 작품으로 만난면 더 친해질 거 같다. 더 편안해질 거 같다”며 “근데 스릴러가 아닌 다른 장르로 만나고 싶다. 저는 폭력이 없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왓칭’을 통해 강예원과 투톱을 맡은 그는 부담감에 촬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감량됐다고. “지하에서 일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호리호리한 면을 보여주면 리얼할 거 같다고 하셨다. 체중을 많이 뺐다. 6kg 뺐다. 촬영할 때 59kg~64kg를 왔다 갔다 했다. 지금은 5kg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추격자’(감독 나홍진, 2008) 속 사이코패스 영민(하정우 분)과의 차이에 대해 이학주는 “영민은 말도 없고 준호와 성격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여자를 대하는)목적이 다른 거 같다. 그래서 참고는 안 했다. 완전 다른 결이 인물인 거 같다”고 했다.
김성기 감독은 원작 ‘P2’와의 차별을 위해 강력한 반전을 담았다. 예측이 어려운 스토리를 위해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을 통해 영화적 장치를 숨겨 놓았다.
이학주는 “배우가 계획을 세운다고 그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웃음)저는 제가 한 연기를 잘 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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