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허행운 인턴기자]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치명적인 병살타가 있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1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의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2-4로 패배하면서 좀처럼 연승을 올리는데 실패하고 있다.
현재 한화는 4월에 펼쳐진 12경기에서 4승 8패를 거두고 있다. 특히 승리를 거두고 난 다음날 계속해서 패하며 좀처럼 ‘이기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SK와 키움을 만나 4연패를 기록하다 마지막 14일에 승리를 거둔 한화는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서 KT를 만났다. 한화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KT와의 상대 성적이 10승 6패로 우세였기 때문에 4월 첫 연승을 노려볼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병살타가 갈 길 바쁜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4회 강백호의 투런 홈런으로 0-2로 뒤진 6회초, 한화에게 큰 찬스가 찾아왔다. 정은원의 우전안타, 송광민의 볼넷으로 얻어낸 무사 1,2루. 하지만 해결사 역할을 해야할 선수들이 침묵했다. 4번타자 호잉은 단 4구만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1사 1,2루 득점권이기 때문에 희망은 있었다. 여기서 적시타가 나와 단 1점만 쫓아간다면, KT를 압박하며 경기 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화에겐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5번 타자 김태균이 3-1 유리한 카운트에서 받아친 공은 힘없이 유격수 심우준에게 향했다. 결과는 6-4-3 병살. 그렇게 김태균은 고개를 숙였다.
상대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호투를 마치고 내려간 7회에 병살타는 또 반복됐다. 1사 이후 최재훈이 볼넷으로 걸어간 상황. 더 늦기 전에 딱 1점이 한화에겐 필요했지만, 절실함만으로는 점수가 나지 않았다. 또다른 베테랑 정근우가 이번엔 2루수에게 향하는 땅볼로 이날 경기 팀 두 번째 병살타를 기록했다.
8회에 뒤늦은 추격의 2점을 올렸지만, 역시나 늦은 감이 있었다. 상대 마무리 김재윤이 최근 등판한 세 경기에서 연속으로 세이브를 올리며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빅이닝으로 동점 혹은 역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2점을 따라가는데 만족해야했던 한화는 9회, 결국 김재윤에게 무기력하게 세 타자가 물러났다. 앞서 놓친 기회들이 더욱 눈에 아른거릴 수 밖에 없었다.
현재 한화는 대부분의 팀 공격지표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타율 1위(0.283), 안타 1위(193개), 득점 1위(108득점), 타점 1위(103타점) 등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지만, ‘옥의 티’가 하나 있다. 팀 병살타 마저 1위(25개)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한화가 가진 수준급의 공격력이 더욱 빛나고, 결정적으로 팀 승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팀 병살타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타순 조정이라든가 라인업 변화 등의 방법을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코칭 스태프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luck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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