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2차 가해를 행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에게 사과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는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가 주최한 '고소남발 영화감독 김기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기덕의 성희롱 및 성폭행을 고발했던 MBC 'PD수첩'의 박건식 PD를 비롯해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한유림 전문위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배복주 상임대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홍태화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먼저 홍태화 사무국장은 "7개월에 걸쳐 이 사건에 대한 사실조사를 진행했다"며 "여배우 A씨를 뺨을 수차례 때린 폭행죄, 성적수치심이 있는 장면 촬영을 강요한 죄, 스태프들에게 피해자가 무단이탈을 했다는 허위 사실을 전하며 명예훼손을 한 죄이다"라고 김기덕 감독의 죄가 입증됐음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가 오롯이 바란 것은 사과뿐이었다"면서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그 누구에게도 반성이나 사죄를 하고 있지 않다. 가해자는 유죄가 드러났으면서 해외 영화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가해자 편에 서서 옹호했던 프로듀서 역시 왕성하게 제작자로 활동 중이다"라고 현재에도 각종 해외 영화시상식에 꾸준히 참석하는 김기덕 감독의 행태에 분노했다.
박건식 PD 또한 "여성들이 거대 권력 앞에서 도구화되고 수단화됐다"면서 "피해자들이 영화계를 떠나고 가해자들은 더욱 승승장구하는 현실은 분명 잘못됐다. 2차 가해뿐만 아니라 3차 가해까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분들은 떳떳이 살고 가해자들이 영화계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한유림 전문위원은 "원래는 (김기덕 사건의) 성추행 피해자 A씨가 입장문을 쓰고 제가 입장문을 대독하려 했지만 오랜 법정 싸움 속에서 A씨의 건강이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악화돼 입장문을 쓰지 못했다"고 A씨의 근황을 전한 뒤, 영화단체 공동성명서를 통해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개봉이 취소되고 감독으로서의 명예가 훼손된 것은 본인이 저지른 일들의 결과다. 김기덕 감독이 더 이상 2차 가해를 멈추고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A씨가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을 폭로하며 이른바 '미투' 운동에 휩싸였다. A씨는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도중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성관계는 물론 시나리오에 없는 베드신 촬영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으며 지난 2017년 8월, 김기덕 감독을 폭행 및 강요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PD 수첩'이 '거장의 민낯'과 '거장의 민낯 그 후' 편을 방송했으며, 김기덕 감독은 'PD 수첩'과 A씨, 그리고 방송에 출연한 여배우 2명을 고소했지만 검찰이 피해자의 증언과 방송의 내용이 허위 사실로 보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패소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덕 감독은 사과는커녕 최근 A씨와 'PD 수첩'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 여기에 지난 2월에는 피해자를 지원했던 단체에도 3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으며, 각종 해외 영화시상식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김기덕 감독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의 강력한 목소리가 과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앞으로 이뤄질 영화계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OSEN DB
[바로 잡습니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12월 7일 <‘여배우 폭행 혐의’ 김기덕 감독, 벌금 500만원 기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45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