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함소원이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힘겹게 살았던 어린 시절의 삶을 회고했다.
19일 오후 방송된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함소원이 출연해 고등학교 시절 만난 무용 입시 교사들을 찾고 싶다고 했다.
함소원은 “제 올해 나이가 벌써 44세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무용 입시를 준비했는데 학원장 한혜경씨, 전공 담임 김희정씨의 배려 덕분에 수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함소원은 “입시 때 무용을 했다. 1994년 고 3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다. 아버지가 학원비 대신 편지를 써주셨다”며 “제가 당시 그 편지를 받고 선생님들에게 줄지 말지 고민하다가 한혜경 선생님에게 전달 드렸다. 선생님이 그 편지를 받고 1년 동안 제가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해줬다”고 전했다. 장문의 편지 한 통으로 1년 간의 학원비를 면제 받았다고.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 수업 비용이 당시 각각 20만 원이었는데 교사들이 매달 60만 원을 1년 동안 지원해줬다고 했다. 함소원은 “매달 60만 원이 들어가야 한다. 당시에도 엄청 큰 돈이다. 고3때는 작품 비도 따로 내야 하는데 김희정 선생님이 지원해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돈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니 아버지가 편지를 썼겠다고 짐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만약 나라면 학원에서 한 아이한테 그렇게 잘 해줄 수 있을까?’ 싶다.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더 늦기 전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만남을 기원했다. 교사들의 지원으로 함소원은 2년간의 입시 준비 끝에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에 차석으로 입학했다.
함소원은 “현재는 아버님이 살짝 치매를 앓고 계셔서 가족들을 가끔 못 알아보신다. 요양원에 들어간지 1년 정도 됐다”며 “제가 그 전까지 한국에 잘 안 왔었는데 2016년부터 아버지가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넣고 잊어 버리는 모습을 보고 놀라 한국에 자주 오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가정을 꾸려 행복한 삶을 사는 함소원도 어린 시절 형편이 여의치 않아 어렵게 살았다고 털어놓아 관심이 집중됐다. “초등학교 때는 지하방, 고3 때는 옥탑방에 살았다. 비가 많이 오면 지하방은 물에 감긴다. 당시 저는 ‘이렇게 힘든 게 끝날 수는 있으려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선생님들이 나를 안 잡아 줬으면 내가 지금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비뚤어지고 싶긴 했다. 공부도 안 하고 싶고 학교도 가기 싫었다. 근데 엄마가 ‘너는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엄마가 스무 살 때 시집을 갔기 때문에 제게 ‘너만큼은 대학을 갔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 소원을 이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함소원은 1983년 8살 때, 아버지의 사업상 강남으로 이사를 왔지만 옥탑방에 살았다고 했다. “부모님, 언니, 오빠와 같이 옥탑방에서 살았다. 그리고 주인집 할아버지도 같은 층에 살았다”며 “두 가정이 옥탑방 중간에 커튼 하나 치고 반반씩 나눠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함소원은 지하방에 살던 시절, 홍수가 나면 집이 물에 잠겨 고생을 했다고 회상했다. “비가 많이 오면 집 안에 물이 가득 찬다. 어느 날 목까지 물이 차서 헤엄을 쳐서 나왔다. 자다가 걸레로 닦고 다시 자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저는 죽고 싶기도 했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그냥 울다가 다시 살아 나갔다. ‘이렇게 힘든 게 끝날 수는 있으려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울먹였다.
함소원은 대학 진학 이후 1997년 미스 경기 진에 입상, 본선에서 미스코리아 태평양을 받으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20여 년간 연예 활동에 부침도 있었지만 18세 연하 중국인 사업가 진화 씨와 가정을 꾸려 아내로서, 엄마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함소원의 삶을 통해 희망은 위기에도 극복을 위한 큰 힘이 된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watch@osen.co.kr
[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