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조정석이 악인이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연으로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에서는 민란을 일으키는 전봉준(최무성 분)과 이를 막으려는 백이강(조정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 이날 그려진 백이강과 백이현(윤시윤 분)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은 극의 흥미를 불어넣으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백이강은 고부 관아의 이방이자 만석꾼인 아버지 백만득(박혁권 분)의 얼자로 백만득의 밑에서 일을 도우며 민초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인물. 백이강이라는 이름 대신 ‘거시기’로 불릴 만큼 거친 삶을 사는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예쁨을 독차지 하다가 적자인 백이현(윤시윤 분)이 태어나자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빼앗겼던 것.
하지만 백이강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백이현을 진심으로 아꼈고 백이현 역시 얼자인 백이강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며 돈독한 형제애를 보여줬다.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백이현은 여전히 백만득의 지시에 따라 나쁜 일들을 행하고 있는 백이강에게 "형님도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라. 거시기가 아닌 백이강으로 살 수 있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백이현은 아버지 백만득을 두고 볼 수 없어 과거를 보고 조정에 나아가기로 결심하고 "조선을 일본처럼 문명의 불빛이 가득한 세상으로 만들 것이다. 백가네라는 시궁창의 비단잉어 더는 싫다"고 말했다.
백이현은 백만득이 백이강에게 살인까지 시키자 충격을 받았고 백이강에게 "미안했다. 늘 지금처럼 정말 미안했다"고 사과했다. 이에 백이강은 "험한 일은 형이 하는 것이 당연하다. 너는 꽃길만 걸어가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이처럼 조정석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아버지의 명령으로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짜며 두려움의 대상으로 군림하지만 동생 백이현에게 만큼은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갈등하는 백이강이라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전봉준을 만나고 동학농민혁명에 휩쓸리게 된 백이강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녹두꽃'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