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에 서로 입장 한번 바꿔 보셔라 한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유선이 독하게 마음먹고 독박 육아 투쟁에 돌입, ‘첩첩산중 시월드’를 재치 있게 헤쳐나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유선은 KBS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 제작 지앤지 프로덕션)에서 마마보이 남편과 결혼 후 독박 살림, 육아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워킹맘 강미선 역을 맡았다. 지난 27일 방송된 21, 22회분에서 유선은 친정과 시댁 사이 발발한 육아 전쟁에 시월드 살림까지 더해졌지만 능청스럽고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안겼다.
강미선(유선)은 갑자기 육아를 담당하겠다고 나선 시어머니 하미옥(박정수)과 하미옥의 육아 전담을 핑계로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남편 정진수(이원재), 겁먹은 딸 정다빈(주예림)으로 인해 당황스러움에 빠진 상태. 하지만 강미선은 하미옥 성격상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을 정리했고, 다음 날 아침 정다빈을 데리고 시댁을 찾았다. 그러나 하미옥은 강미선에게 각자의 사생활을 들먹이면서 퇴근 시간을 칼 같이 지키라고 경고하며, 겨우 독박 육아에 한시름 놓으려던 강미선을 또다시 옥죄었다. 직장에 출근한 강미선은 잔소리의 지옥문이 열렸다고 걱정하는 서경진(주인영)에게 “그럼 별수 있어요! 우리 엄마는 맨날 힘들다고 하시지 시어머니는 맨날 놀러만 다니시지... 이번 기회에 한번 서로 입장을 한번 바꿔 보셔라 한 거예요”라고 심란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후 강미선은 퇴근을 앞두고 정신없이 마감하던 도중, 울분을 터트리며 싸웠던 지난 일은 잊은 채 동생 강미리(김소연)가 한태주(홍종현)를 데리고 왔다며 들떠 하는 엄마 박선자(김혜숙)의 전화를 받았다. 이에 강미선은 박선자를 향해 건조한 대답만 늘어놓으며 “저 지금 정말 바쁘다구요! 시어머니가 애를 봐주고 계신데요 칼같이 퇴근하라고 하셔 가지 고요 빨리 일 끝내고 칼같이 가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엄마 말 들어줄 여유가 없어요 지금!”이라며 소심한 반항심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퇴근 후 시댁을 찾은 강미선은 서둘러 정다빈을 찾아 집으로 가려고 했지만, 정다빈이 남긴 밥으로 저녁을 먹고 가라는 하미옥에게 발목이 잡힌 상황. 더욱이 부엌으로 들어선 강미선은 앉지도 못한 채 대충 끼니를 해결하다 그릇이 산처럼 쌓인 설거지통을 보자 어쩔 수 없이 폭풍 설거지를 하게 됐다. 심지어 이때 정진수가 퇴근해서 돌아오자, 굴비를 구워주라는 하미옥의 말에 예상치 못한 저녁밥까지 차리게 된 것. 냉동실의 조기를 꺼내 내던지며 화를 삭히는 강미선의 모습이 담기면서, 앞으로 이어질 육아 전쟁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유선은 자기 아들만 위하는 무개념 시월드 중심에서도 홀로 꿋꿋이 견뎌내는 워킹맘의 굳센 면모를 능청스럽게 표현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묵언 속에도 눈빛과 표정, 행동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답답한 상황에 놓인 캐릭터의 속내를 재치 있게 풀어내 극에 활기를 더했다. /parkjy@osen.co.kr
[사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