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요정’ 이대호, 유려한 핸들링으로 선보인 집중력 [오!쎈 현장분석]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4.30 21: 30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모처럼 ‘수비 요정’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치면서 팀의 5연패 탈출에 일조했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1 완승을 거두며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롯데는 야수진과 타순에 대폭 변화를 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주전 3루수로 나서던 한동희가 무릎 수술을 받게 되며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태였다. 5연패 상태였기 때문에 공격적이면서 분위기 전환을 모색하려고 한 양상문 감독의 돌파구였다. 일단 야수진의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이대호의 1루수 선발 출장이었다. 이대호의 선발 1루수 출장은 지난 12일 창원 NC전 이후 시즌 두 번째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대호의 수비력에 사실 큰 기대는 하기 힘들다. 다만, 공격력 강화, 기존 야수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이따금씩 보조를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과거 이대호는 수비 범위가 좁을지 언정 사진의 범위 내에서는 나름대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인 선수다. 특히 글러브 핸들링의 감각은 평균 그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날 이대호는 과거의 그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수비 요정’이 되어 1루를 ‘통곡의 벽’으로 만들며 내야를 지배했다. 1회 선두타자 이상호의 유격수 땅볼, 3회말 권희동의 3루수 땅볼 때 모두 1루 송구가 다소 짧았지만 이대호는 유려하고 부드러운 ‘스쿱’ 동작으로 원바운드 송구를 걷어냈다. 어떤 송구든 잡아낼 수 있다는 믿음을 다른 내야진에 심어졌다.
또한 1회 1사 1루에서 나성범의 정면 땅볼 타구를 잡아낸 뒤 2루에 재빠르게 송구해 3-6-3의 더블플레이를 시도했지만 나성범이 1루 베이스에 먼저 도달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때도 유격수 신본기의 송구가 원바운드로 왔지만 역시 글러브 핸들링으로 송구를 무리 없이 잡아냈다.
이날 이대호 수비의 백미는 5회말에 나왔다. 1사 1루에서 이상호의 강습 타구를 몸을 던져 걷어냈고, 2루에 송구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다시 1루로 복귀해 송구를 잡아내며 3-6-3의 더블플레이를 완성시켰다. 만약 타구가 뒤로 빠졌다면 결코 롯데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았을 터. 하지만 이대호가 온몸으로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막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이대호는 이날 타석에서는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2,3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렸고, 5-0으로 앞선 7회말에는 2사 1루에서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쐐기타를 뽑아냈다. 타석에서도 알토란 같은 타점을 올렸지만, 이날 만큼은 ‘4번 타자’ 이대호가 아닌 ‘수비 요정’ 이대호의 이름이 더 빛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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