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 혈전이 더 중요해졌다. 2019년 슈퍼매치 이야기다.
올 시즌 첫 ‘슈퍼매치’를 앞둔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렀다.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는 수원 이임생 감독과 타가트 그리고 서울 최용수 감독과 오스마르가 참석했다.
슈퍼매치는 그동안 K리그가 가장 집중하는 라이벌전이었다. K리그에서 가장 오래되고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슈퍼매치는 수원과 서울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관심이 줄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조금 달라졌다. 수원이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기지개를 켜고 있고 서울은 최용수 감독 부임 후 예전의 위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구단들도 큰 신경을 쓰지 못했다. 라이벌 의식이 최고조였던 2012년에는 감정싸움까지 갈 기세였다. 수원은 '승점자판기' 영상을 통해 라돈치치, 곽희주, 신세계 등이 "정말 먹고 싶었다. 승점이 끝내 준다", "서울? 무슨 팀이에요? 농구팀이에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등으로 자극했다. 서울은 보도자료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프로축구연맹은 불이 붙은 축구 열기를 띄우기 위해 바람을 준비했다. 공동 기자회견이었다. 동년배 감독의 설전은 펼쳐지지 않았다. 한쪽이 도발을 했지만 반대편이 잠잠했다.
최용수-이임생감독은 평소 자주 연락을 하는 친한 사이다. 싱거운 분위기로 이어지는 가운데 후반부가 되자 '반말'로 도발해 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입담 좋기로 유명한 최용수 감독이 먼저 “공식적인 자리라 위험할 수 있다”면서 꼬리를 내렸다. 또 최 감독은 “이 감독은 나와 오랜 친구다. 항상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한 친구다. 학교 다닐때도 서로 국가대표가 되자고 했던 것 같다. 이번엔 이렇게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필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나도 공식적인 자리라 타 팀 감독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전한 뒤 “슈퍼매치가 모든 분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것은 결과도 결과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한다. 두 가지 다 가져오는 것이 감독들의 희망과 꿈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차 최용수 감독이 이임생 감독의 별명인 '망치'로 가볍게 도발했지만 평소 진지한 이임생 감독은 받아 들이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은 전북과 경기를 앞두고 비록 한 경기장에 있었지만 사전 인터뷰서 전북 조세 모라이스 감독에 대해 농담을 건넸다. 최 감독은 전북의 새 감독 모라이스 감독에 대해 "모라이스인지 메리야스인지 허허. 사람 참 좋아 보이더라"는 입담으로 외국인 감독을 반겼다.
라이벌전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열린 기자회견이었지만 실시간 중계에는 "먼가 딱딱하다. 보여주기식 기자회견같아서 아쉽ㅠ"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사회자는 질문도 잊고 우왕좌왕 했다.
그러나 양팀 사령탑은 팬들을 위해 꼭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더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라운드 위의 혈전이 남아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