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 라미란 "버닝썬 사태와 닮은 스토리? 솔직히 걱정했다"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5.02 10: 54

라미란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우리 영화가 타겟으로 해놓고 찍었다고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타이밍이 맞았을 뿐"이라고 했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걸캅스'의 주연 배우 라미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걸캅스'(감독 정다원,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모멘텀)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 올케 미영(라미란 분)과 시누이 지혜(이성경 분)의 비공식 수사 이야기를 그린다. 

라미란은 극 중 민원실 퇴출 0순위 전직 전설의 형사 미영을 맡았다. 1990년대 여자 형사 기동대에서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쳤던 전설의 형사였지만, 결혼과 동시에 출산 및 육아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매서운 손맛으로 범인을 잡는 대신 자본주의 미소로 고객을 맞이하는 민원실 주무관이 된다. 민원실 퇴출 0순위의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목격한 사고가 심상치 않은 사건임을 알게 되고, 잠들었던 수사 본능이 깨어나는 인물이다.
지난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데뷔한 라미란은 그동안 50편에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고, 드디어 데뷔 14년 만에 첫 상업영화 주연을 맡았다. 
그는 "아직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주연이라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더라. 내 명에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만남 때부터 내가 했던 대로 조연 연기 하듯이 똑같이 연기하겠다고 했다. 매 신 최선을 다하려니까 너무 힘들었다. 중간에 지쳐서 주인공처럼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웃음) 조연 부분을 다른 분들이 다 메꿔주고 있더라. '내가 했던 역할을 누군가 해주지 않나?' 내가 다 할 필요가 없겠다 싶어서 안배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는 우준(위하준 분)과 친한 무리가 클럽을 찾은 20대 여성들을 상대로 신종 마약으로 기절을 시킨 뒤, 성폭행을 가하고, 이를 몰래 촬영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이 등장한다. 최근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파장을 몰고온 '클럽 버닝썬 사태'와 '정준영 몰카 파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걸캅스'는 지난해 9월 촬영이 마무리된 작품으로 버닝썬 사건 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개봉 시기가 현실과 맞아 떨어진다. 
"지금 연예계에 비슷한 사건이 있다"라는 말에 라미란은 "뉴스에 갑자기 나오고 연예인들의 기사가 나오더라. 그 전에도 디지털 범죄 기사가 있었는데,  '와 우리 얘기다'라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겠구나 싶었나. 우리 영화가 개봉될 때 더 많이 알고 있겠다고 느꼈다. 좋은 현상이면 좋은데, 안 좋은 이슈 터지니까 걱정이 되더라. 솔직히 이 사건이 연예인들의 이야기라서 많이 확장된 게 있지만, 그 전에도 많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드러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숨어서 얘기하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마치 그걸 타겟으로 해놓고 찍었다고 할까 봐 걱정했다. '예언했다'고 할까 봐. 타이밍이 그랬을 뿐이다. 오히려 지금은 현실의 뉴스가 더 재밌는 상황이다. '걸캅스'는 상업영화고, 가벼운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 다루는 사건은 가볍지 않다. 나에게 원하는 건 배꼽빠지는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자를 해주셨을 거라고 본다. 그것에 대한 기대가 분명히 있었을텐데, 막상 들어가서 연기를 하니까, 분노가 먼저 나와서 코미디를 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라미란은 "기본적으로 오락 영화니까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혹시 나도?' 하면서 한 번쯤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나도 그런 적은 없었는지, 좀 더 스스로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걸캅스'는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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