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은 배우 겸 가수 박유천이 혐의를 인정한 뒤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마약 투약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지 24일 만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유천을 검찰에 송치했다.
오전 10시께 모습을 드러낸 박유천은 “거짓말을 하게 되어서 그 부분 많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벌 받아야 할 부분은 벌을 받겠다. 반성하면서 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후 박유천은 “심경 변화가 있었느냐”, “황하나 씨와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는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
박유천의 마약 투약 혐의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로 알려진 황하나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황하나 씨는 연예인 지인의 권유로 인해 마약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고, 박유천은 지난달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하나 씨가 지목한 연예인이 자신이며, 마약 투약을 한 적은 결코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박유천의 기자회견과는 별개로 경찰은 황하나 씨가 박유천을 지목했기에 조사를 펼쳤다. 박유천은 혐의를 부인하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결백과는 달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반응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고, 마약 판매상의 계좌에 입금하고 특정 장소에서 마약을 찾는 모습이 담긴 CCTV가 확보됐다.
결국 박유천은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수감된 박유천은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워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결백 주장을 접고 혐의를 인정했다. 박유천은 다섯 차례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인정한 뒤 이후 두 차례 더 투약했다고 자백했다. 구매 횟수와 관련해서는 일부 부인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박유천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한 경찰은 박유천이 지난해 여름부터 마약을 투약했다고 밝혔다. 박유천은 “호기심에 (마약을) 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던 기자회견, 미소를 지으며 출석했던 경찰 조사, 하늘을 바라보며 허망한 눈빛을 보였던 구속, 혐의를 인정한 자백까지, 박유천이 자신을 내려놓기까지는 24일이 걸렸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