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광현이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처럼 포효를 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자 타선 역시 이에 응답하며 확실한 승리 투수 기회를 완성했다.
SK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1-7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6이닝 9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SK의 단독 선두 수성을 이끌었다.
이날 김광현의 초반은 다소 힘들었다. 3회말 롯데에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3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김광현의 위기 관리 능력이 있었기에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 무사 만루에서 전준우에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하며 선제 실점했다. 하지만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이대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면서 1점만 허용한 채 2아웃을 만들었다. 비록 2사 3루에서 손아섭에 적시타를 허용, 3실점을 기록했지만 만루에서 흔들릴 수 있던 상황을 스스로 매듭지었다.
그리고 타선이 5회초 5점을 뽑아내며 김광현에게 승리 요건을 갖추게 했다. 남은 것은 5회와 6회. 5회에는 2사 후 이대호, 손아섭에 연속 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신본기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6회에는 더 큰 위기가 닥쳤다. 6회말 선두타자 오윤석에 중전 안타, 그리고 안중열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상황과 분위기가 SK에 묘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김광현의 승리 의지는 결국 빛을 발휘했다.
행운도 따랐다. 무사 1,2루에서 강로한의 희생번트 타구 때 강로한이 1루 3피트 라인 침범 수비 방해로 아웃되며 1사 1,2루로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아수아헤의 강한 직선 타구를 김광현은 온 몸으로 막아냈다. 타구를 놓치지 않으면서 직선타 아웃을 만들었고, 뒤이어 침착하게 2루로 송구해 더블아웃을 만들었다. 롯데는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고 김광현은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것처럼 포효를 했다.
에이스가 위기 극복과 함께 포효로 6회 피날레를 장식한 뒤 타선은 이에 응답했다. 5-3, 불안했던 2점 차 리드였던 7회초, 집중력을 과시하며 다시 한 번 5득점에 성공,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김광현은 “경기 초반 3실점을 하여 마음이 무거웠지만 타자들이 곧바로 점수를 많이 내줘서 편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고 먼저 타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6회의 경우 상대 실수도 있었지만 운이 좋아 실점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오늘 우리팀 공격 시간이 길어 매이닝 조금 불안했으나 위기 시 마다 잘 넘어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올 시즌 김광현은 5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그는 “올해 승운이 따르고 있는데 이 기운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화이팅도 많이 내며 덕아웃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내가 던지는 날 계속 경기를 이기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