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뜸해도 ‘스페인 하숙’에는 따뜻한 웃음과 감동이 가득했다. 열 손님 부럽지 않은 단 한 명의 순례자 덕에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은 물론 안방 시청자들까지 힐링을 맛봤다.
3일 방송된 tvN ‘스페인 하숙’ 8회에서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은 영업 7일 차을 맞이했다. 하지만 어쩐지 ㅇ아침부터 저녁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조용했다. 알베르게는 물론 마을 광장에도 사람들이 없었다.
손님을 기대하며 차승원은 스페인 닭 4마리를 손질했다. 양은 무려 25인분. 그러나 오후 4시가 지나도록 순례자들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차승원은 3시간 동안 닭볶음탕을 만들었지만 저녁까지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모이지 않자 즉흥 회식을 결정했다.
뜻밖의 삼겹살까지 식탁에 오르자 제대로 회식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은 스태프들과 함께 배를 채웠고 모처럼 여유를 만끽했다. 세 사람의 훈훈한 케미와 유쾌한 대화는 시청자들의 엄마 미소를 이끌었다.
그러던 중, 오후 8시가 넘어 드디어 순례자 한 명이 ‘스페인 하숙’을 찾았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는 알고 보니 스페인에서 또 다른 숙박 업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묵묵함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는 많은 사연을 기대케 했다.
그는 “새벽 2시부터 지금까지 100km 정도 걸었다. 아직 저녁도 못 먹었고 너무 쉬고 싶다" 했고 차승원은 급히 김치볶음밥과 달걀국, 햄버거 스테이크를 만들어 늦은 끼니를 대접했다. 급히 만든 요리였지만 임금님 한 상 부럽지 않은 한 끼였다.
요리가 준비되는 동안 유해진과 대화를 나누던 순례자는 “저는 이번이 산티아고에 네 번째로 왔다. 첫 번째 순례 때는 두 달 걸렸다. 그때는 다른 길도 가보고, 책도 읽었다”며 “저는 여기가 정말 좋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너무 좋아한다. 매우 평화롭다. 아침에도 아름답고 참 조용한 곳”이라며 넘치는 애정을 내비쳤다.
이 순례자는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의 따뜻한 배려 속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모처럼 편히 쉬었다. 하지만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씻고 다시 길을 나섰다. 유해진은 정문까지 배웅했고 순례자는 힘차게 걸음을 내딛었다.
긴 대화 없이도 어쩐지 많은 이야기가 오간 듯했다. 안방에서 지켜보던 시청자들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무려 네 번의 순례, 100km를 걸어온 순례자의 뒷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뭉클함과 힐링의 메시지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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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페인 하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