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효 감독은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이후 7년 만에 신작 '나의 특별한 형제'를 내놨다. "내 눈에는 아쉬운 것도 있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했다.
지난 1일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 제작 명필름·조이래빗, 제공배급 NEW)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 분)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다. 1996년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만나 '강력접착제'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붙어 다닌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방가? 방가!'(2010),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2012) 등을 연출한 육상효 감독이 광주에 내려가서 실존 인물들을 직접 만난 뒤, 취재한 내용을 시나리오에 담아 영화까지 나오게 됐다.
육상효 감독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년 동안 다른 작품 제안도 있었는데, '나의 특별한 형제'만 집중했다. 투자가 결정된 후에도, 개봉하기까지 2~3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다른 것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영화에 부담이 될까 봐 시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실존 인물을 보게 된 계기는 모 프로그램 중간에 15분 정도 지체 장애인과 지적 장애인 두 분이 돕고 사는 내용이 나왔다. 제작자가 그 방송을 보고 영화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실존 인물들을 만나러 광주에 갔는데, 그게 벌써 6년 전이다. 여러 번 내려가서 같이 술도 마시고, 밥도 먹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최승규 씨와 박종렬 씨의 삶이 영화'라고 느낀 육상효 감독은 "그 분들의 삶 자체가 영화적이었고, 그 안에 유머를 넣으면 좋을 것 같더라.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 가장 중요한 건 두 주인공이 붙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늘 붙어 있는 두 사람을 누군가 떼어놓으려고 하면서 갈등이 생기고, 그러면서 장애인들이 자립해 나가는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장애인들이 다시 시설로 돌아오는 건 퇴행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기존 장애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들과 결이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에는 전신마비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형 세하를 위해서 동생 동구가 손과 발이 돼 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감독은 "동구만 세하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 세하도 동구를 도와주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 동구는 세하와 함께 다니면서 사회 활동도 겪어보고, 새로운 세상도 경험하게 된다. 실존 인물들도 그런 역할 분담이 잘 돼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영화를 관람한 실제 주인공 최승규 씨는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비하하지 않고 적절한 관점을 지켰다고 생각한다. 세하와 동구가 자립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준 것도 좋았다. 세하가 법정에서 절규할 때, 마치 나 자신의 목소리인 것 같아 울컥했다"며 소감을 공개했다. 또, "라면을 먹는 장면에서는 우리끼리 먹던 생각이 나 아주 많이 웃었다"며 만족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가 지닌 의미에 대해 감독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린다면, 그건 슬픔이 아니라 공감의 눈물이면 좋겠다. 우리 영화에는 엄청난 유머는 아니고, 소소하지만 공감 가는 유머가 있다. 공감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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