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을 찍고 겨우 연패를 탈출한 롯데다. 하지만 연패를 탈출하고 보니 이미 5강권 팀들과 격차는 저 멀리 벌어져 있는 상황이 됐다. 꾸준함 없이는 반등도 없다.
롯데는 지난 9일 수원 KT전에서 장단 22안타를 폭발시키며 13-6 대승을 거두며 길고 길었던 7연패를 탈출했다. 6연패-5연패, 그리고 이번 7연패까지. 5연패 이상의 장기 연패를 3번이나 당하면서 롯데의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13승25패로 승패 마진은 -12다. 지난 8일 KT전을 패하면서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일단 연패 탈출과 함께 하루 만에 탈꼴찌에도 성공하며 한시름은 덜었다.
하지만 연패 탈출을 하고 보니, 5강권 팀들과는 저 멀리 떨어져 있다. 공동 4위 LG와 NC(22승 16패)와의 승차는 무려 9경기다. 아직 100경기 이상이 남았다고는 하지만, 시즌 초중반일지라도 10경기에 가까운 승차를 따라잡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까지 롯데의 시즌 행보를 봤을 때는 7연패를 탈출했다고 할 지라도 승차를 좁히는 게 더욱 쉽지 않을 수 있다.
롯데는 지난 4월 6일부터 14일까지 6연패에 빠진 뒤 16~18일 열린 사직 KIA 3연전을 스윕했다. 하지만 스윕의 기쁨도 잠시 다음 시리즈였던 KT 3연전에서 루징시리즈를 거뒀고 이후 21일 사직 KT전부터 28일 잠실 두산전까지 다시 5연패에 빠졌다. 30일 사직 NC전에서 5연패를 간신히 끊어내긴 했지만, 5월 초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다시 7연패에 빠졌다. 장기 연패 이후 반등이 쉽지 않았다. 전력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하기에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게 힘겨웠다. 첫 6연패 이후 KIA 3연전을 스윕했다고는 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졸전이었다.
선발진은 여전히 5이닝을 막아내는 게 버거운 것이 현실이고, 불펜진 역시 1이닝 1실점만 해도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형국이다. 타선 역시 한 번 불타오른 뒤 그 기세를 다음 경기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전력 어느 부분을 뜯어봐도 안정된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연패 이후 연승은 쉽지 않더라도 위닝시리즈라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최근 침체된 기간 동안은 그것마저 쉽지 않았다.
꾸준한 경기력을 하루 아침에 되찾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그 힘을 차근차근 갖춰나가는 것이 롯데에는 급선무다.
일단 기본적인 타선의 힘이 있다는 것은 지난 9일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집중타를 통해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이대호는 3경기 연속 멀티 히트 포함해 7경기 연속 안타로 완연하게 회복세에 돌아섰고, 손아섭 역시 감을 찾아가는 과정. 전준우도 지난 9일 홈런 포함 3안타를 통해 슬럼프 탈출의 전기를 마련했다. 그 외에 강로한, 허일 등 신진 세력들의 활약도 반갑다. 신인 고승민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커진 아수아헤도 기대해 볼만한 요소.
투수진 역시 9일 경기를 비롯한 KT 3연전을 통해 버텨나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손승락이 복귀를 한 뒤 세이브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진 못했지만 지난 5일 SK전, 8일 KT전, 2경기 모두 접전 상황에 등판해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감을 찾기 시작했다. 일단 불펜진의 버팀목이 돌아와 자신의 투구를 펼쳤다는 게 의미가 있었다. 또한 팔 근육 뭉침 증세에서 돌아온 신인 서준원도 중간에서 1~2이닝 정도는 거뜬히 막아낼 수 있음을 알렸다. 최소한의 스트라이크만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우치기만 한다면 다시금 반등의 여지도 찾아볼 수 있다.
눈을 씻고 다시금 들여봐도 롯데의 현 상황은 암울하다. ‘잿빛 4월’을 넘어 ’암흑의 5월’로 향해가고 있던 와중에 그나마 한줄기 빛을 찾았다. 밑바닥을 찍었기에 이제 올라설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중요한데, 그 첫 걸음은 꾸준한 경기력의 회복이다. 연패를 탈출하며 얻은 1승의 소중함을 꾸준한 경기력으로 연결시켜야 하고 이는 롯데가 앞으로 걸어야 할 행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