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무열(38)이 영화 ‘악인전’을 통해 이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다. 지난 2009년 선보인 첫 상업영화 ‘작전’(감독 이호재) 이후 처음이다. 그간 영화・방송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소화해온 그의 노력이 12년 만에(2007년 첫 드라마를 기준으로) 빛을 발한 셈이다. 뮤지컬은 2002년 '짱따'가 첫 작품이다.
김무열은 10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자리를 갖고 이달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 제공배급 키위미디어그룹・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트윈필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악인전’은 72회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는데, 김무열은 극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연배우로서 설레는 소감과 그간의 준비과정을 전했다.
이 영화는 우연히 살인마의 표적이 됐다가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 장동수(마동석 분)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 정태석(김무열 분)이 연쇄살인마K(김성규 분)를 쫒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액션 장르의 작품이다. 김무열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계 형사 정태석 역을 맡아 조직의 보스 장동수를 연기한 배우 마동석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무열은 “15kg을 찌웠다가 다시 뺐다. 몸이 원래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탄성이 있어서 그런지 살을 빼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라고 형사 캐릭터를 위해 증량하고 감량한 과정을 전했다.
김무열은 “감독님이 레퍼런스로 브래드 피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만들어 보라고 하셨다. 인물을 그대로 따라하는 게 아니라, 외형적으로 몸의 형태를 만들라고 하셨다. 근데 어느새 합의점이 톰 하디로 가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무열은 형사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마동석과 비등한 체력으로 키웠다며 “동석이 형과 대등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한 방에 죽겠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고 싶었다. 형사 팀장이긴 하지만 현장에 나서서 몸으로 부딪히는 스타일이라서 외형을 만들었다”고 했다.
부상이 잦았다는 그는 “촬영을 하다가 어깨를 다쳐서 한 달 동안 다른 쪽으로 운동을 했고 또 다시 재촬영 하다가 목이 아파서 다른 쪽을 키웠다(웃음)”며 “심지어 촬영 기간에 식중독까지 걸렸다. 하루에 4kg씩 빠지더라. 몸무게를 유지해가면서 촬영하는 게 힘들었다. 또 영양제도 챙겨먹으면서 정말 힘들다고 느꼈다”고 그간의 고충을 전했다.
김무열은 “배우는 항상 새로운 얼굴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낯선 영화였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형사가 전형적인 캐릭터긴 하나 저희는 세부 설정에 있어서 비튼 게 있다고 본다. 악인을 잡고, 악인끼리 다툼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악인이 악인을 응징할 때 오는 쾌감도 있었다. 물론 이런 게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적인 요소인데 보면서 재미있었고 어떻게 나올지 호기심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 초반 살인자 K 역할을 제안받고 준비를 했었던 김무열은 “어느 날 제작진이 ‘형사 역할을 해달라’고 하셨다”며 “무게감을 잡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인자라는 캐릭터가 형사보다 더 세긴 한데, 제가 그것을 맡지 못하는 것에 있어서 섭섭한 마음은 없었다.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 기준이지 않나. (형사)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호기심이 컸다”고 했다. 연쇄살인마 K는 배우 김성규가 연기했다.
마동석에 대해 그는 “제가 예전에 임필성 감독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했었다. 그때 마동석 선배님도 출연하셨는데 그때부터 저를 이끌어주셨다. 저를 애정 있게 바라봐 주셨고 저 역시 관심있게 마동석 선배님을 지켜봤었다. 근데 저희가 이번 영화를 통해 주연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저희가 그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은 여전히 러블리한 성격이다.(웃음)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여전하다. 변함이 없다. 후배들과 거리를 두는 것도 없다. 되게 잘 어울려주셔서 후배의 입장에서는, 배우 대 배우의 입장에서 제안을 할 때, 어려움이 없었다. 성격도 정말 꼼꼼하고 세심하다. 잠도 안 자고 작품을 생각하며 고민하시는 것 같다. 현장에서 얘기를 나눌 때도 너무 기발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무열은 칸 영화제에 진출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저는 칸영화제 진출도 좋지만 국내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저는 국내 관객들에게 ‘재미있다’는 얘기를 먼저 듣고 칸에 가는 게 소원이다. 그게 안 되면 저는 많은 게 빈 채로 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처음에 칸영화제 초청 소식을 들었을 땐 무조건 기뻤고 어안이 벙벙했다(웃음). 근데 개봉 전이다보니 한국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아내이자 배우 윤승아의 반응에 대해선 “칸에 진출한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근데 그동안 제 작품을 보고 ‘이 영화 잘 될 것 같다’는 얘기는 안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분위기로 느낀 게, 아내나 친구들이나 친동생이 ‘너무 재미있었다’ ‘진짜 재미있다’ ‘주변에 열심히 홍보해도 되겠다’고 해서 놀랐다. 주변에 기대치가 높다. 근데 시사회에 초청 하려는데 티켓이 모자랄 정도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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