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조기 강판의 위기를 말 그대로 ‘구원’했다. NC 구창모는 희망을 본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9회 불펜은 7점 차를 지키지 못하며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NC는 10일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2-11로 겨우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3연패를 탈출한 NC다.
NC는 다시 이탈 인원이 발생했다. 특히 선발진에서 이재학이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했고, 신인 김영규도 최근 부진을 거듭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기회를 잡은 투수가 올해 2차 1라운더 신인 송명기였다.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져 달라”는 이동욱 감독의 주문이 있었지만 송명기는 결국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3회초 페르난데스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2⅓이닝 3실점으로 강판됐다.
그러나 송명기의 뒤에는 구창모라는 든든한 구원이 있었다. 이동욱 감독이 내보낸 소방수이기도 했다. 3-3 동점 상황에서 두산에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구창모가 잘 막았다. 구창모는 3-3 동점이던 3회초 1사 1루에서 올라와 김재환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오재일을 볼넷 내보냈지만 박세혁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급한불을 껐다.
4회에는 류지혁을 삼진, 정진호를 좌익수 뜬공, 그리고 오재원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 역시 1사 후 페르난데스에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박건우, 김재환의 중심 타선을 무사히 처리하며 경기 중반까지 책임졌다. 타선은 이미 7-3으로 리드를 잡은 뒤였다.
안심할 수는 없었다. 6회초 위기가 찾아왔다. 오재일, 박세혁, 류지혁 등 좌타자 3명에게 연속 3안타를 얻어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두산도 정진호에서 대타 이흥련을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구창모는 흔들리지 않고 이흥련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2루와 1루 선행주자를 잡아내 아웃카운트 2개를 추가했다. 3루 주자의 실점을 막진 못했지만 이어진 2사 1루 상황에서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증폭시키지 않았다. 무사 만루에서 대량실점 없이 1점으로 막아냈다. 구창모의 수훈이었다.
6회초 위기를 넘기자 타선은 6회말 다시 3점을 폭발시키며 위기 극복 이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대승의 분위기를 구창모가 만들어줬다.
그런데 경기는 막판 묘하게 흘렀다. 9회 이우석, 김진성, 마무리 원종현까지 대거 7실점 하면서 경기는 9회초가 아닌 9회말로 향했다. NC는 김찬형의 희생플라이로 극적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찜찜할 수밖에 없었다. 구창모의 승리 기회도 날아갔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