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조식당' 해남 낙지·제주 재래 흑돼지, 소유진·김준현 움직일 만했네 [어저께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5.11 06: 50

땅끝마을 해남의 낙지부터 제주도에도 단 40마리만 있는 재래 흑돼지란다. '식재료 중심-격조식당'의 소유진과 김준현이 돈 주고도 구하기 힘든 귀한 식재료를 공수했다. 
10일 첫 방송된 S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식재료 중심-격조식당'(이하 '격조식당') 1회에서는 코미디언 신동엽의 진행 아래 배우 소유진과 코미디언 김준현이 식재료 매니저로, 요리연구가 홍신애가 최고의 식재료 셰프로 출연했다.
'격조식당'은 전국 각지의 명인들이 길러낸 최상의 식재료들로 최고의 한 상을 차리는 고품격 푸드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신동엽이 식당 사장으로서 소유진과 김준현이 공수한 최상의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게스트에게 선보이고, 게스트들은 돌아가는 길 더욱 마음에 들었던 식재료 하나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식재료 중심-격조식당' 첫 방송 해남 낙지와 제주 재래 흑돼지

첫 방송에서는 스포츠 해설가 박재홍, 걸그룹 위키미키 최유정, 작사가 김이나, 코미디언 지상렬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에 소유진과 김준현은 각각 해남 낙지로 만든 '볼 빨간 낙지볶음', 제주 재래 흑돼지로 만든 '눈꽃 등심 돈가스'를 선보였다. 
먼저 최상의 식재료를 공개한 것은 소유진이었다. 소유진이 공수한 식재료는 어머니의 고향 해남에서 찾은 최상품의 낙지로 일반 국산 낙지와 차원이 다른 빨판의 힘과 정성을 자랑했다. 
해남 낙지는 잡는 과정도 예사 낙지와 달랐다. 해남에서 낙지만 50년 동안 잡았다는 어부는 살아 있는 참게를 미끼로 사용했다. 낚시 방법은 바늘 없는 주낙이었다. 바늘도 없이 낙지를 잡아야 하는 기이한 상황. 소유진은 "낙지가 게를 먹고 있을 때 뜰채로 빠르게 건진다. 그렇게 하면 상처 없이 최상의 낙지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낙지가 야행성인 만큼 조업도 밤에 진행됐다. 어부들은 시간과 바다를 계산하지 않고 오직 정성과 노력으로 최고의 해산물을 잡고자 노력했다. 잡은 뒤에도 바닷물에 이틀 동안 담가 낙지 스스로 불순물과 노폐물을 뱉어내는 자체적인 해감을 거쳤다. 이를 통해 국내 어느 지역의 낙지보다 쫄깃하고 깨끗한 해남 낙지가 손님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 결과 해남 낙지는 별다른 조미료 없이 다진 마늘과 파, 참기름만 두른 채 산 낙지를 탕탕이로 해 먹어도 격조 높은 맛을 자랑했다. 여기에 해풍에 말린 고창의 태양초 고춧가루와 함께 볶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는 '볼 빨간 낙지볶음'이 완성됐다. 평소 안 먹어본 낙지가 없다는 신동엽은 소유진이 공수한 해남 낙지를 맛본 뒤 만족감에 미소를 지으며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김준현이 공수한 제주 재래 흑돼지도 만만치 않게 귀한 재료였다. 김준현은 "지금까지 이런 돼지고기는 없었다. 이것은 돼지고기인가 치즈인가"라고 운을 떼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 재래 흑돼지는 전국에 단 40마리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흔히 알려진 제주 흑돼지조차 스페인 이베리코와 토종 흑돼지를 교배한 혼혈인 가운데, 제주 재래 흑돼지는 순수 혈통 100%의 토종이었다. 과거 재래 흑돼지를 분양받은 농가가 19마리나 됐으나 관리가 힘들고 수익성이 좋지 않아 지금은 제주도에서도 단 1개의 농가가 재래 흑돼지를 사육하고 있었다. 
귀한 만큼 대우도 특별했다. 30년 동안 제주 재래 흑돼지를 사육한 농장주는 4000평의 대지에서 흙, 잡초, 물 웅덩이까지 손대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유지하며 재래 흑돼지를 방목하고 있었다. 한 마리당 100평의 전용 공간을 여유 있게 갖는 만큼 돼지들은 항생제를 맞을 필요도 없이 깨끗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단 사육 기간이 만만치 않았다. 농장주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돼지는 6개월이면 고기로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재래 흑돼지는 그렇게 도축하면 안 된다. 17~18개월은 돼야 진짜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돼지 농가보다 3배의 시간과 정성이 소요되는 셈. 
그 결과 제주 재래 흑돼지는 지방 조직의 유전적 구조 자체가 일반 돼지와 달랐다. 비계 부분의 색깔도 하얐고 구웠을 때 나오는 기름마저 투명했다. 특히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풍미를 자랑해 감탄을 자아냈다. 
신동엽은 제주 재래 흑돼지 구이를 맛본 뒤 "원래 이렇게 비계가 많으면 부담스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감탄했다. 급기야 그는 비계 부분만 따로 구워 먹어 시선을 모았다.
그런 제주 재래 흑돼지인 만큼 등심 부위를 이용해 만드는 돈가스 역시 특별했다. 살코기와 비계가 흡사 절반의 비율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결국 최유정을 제외한 모든 게스트들이 돌아가는 길에 제주 재래 흑돼지를 가져가며 그 위엄을 뽐냈다.
이처럼 놀라운 식재료들의 향연에 게스트들은 연방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김이나는 "좋은 뜻을 가지면 멋 부리지 않아도 좋은 문장이 나온다고 믿는다. 이렇게 좋은 재료들로 만든 요리를 맛보니 입 안에서 푸는 스토리텔링이 차원이 다르다"며 "오늘 정말 영감을 받아서 돌아가는 것 같다"고 감격을 표현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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