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만 못하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시즌2로 돌아왔지만 전 같지 않은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 강부자에 김수미까지 출연자들의 활약은 두드러지지만 '1인 방송'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된 여파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이하 '마리텔2')가 3월 29일 첫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마리텔2'는 선별된 스타와 전문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PD 겸 연기자가 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1인 방송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5년 4월 25일부터 2017년 6월 10일까지 방송된 '마리텔'의 두 번째 시즌이다.
'마리텔' 첫 시즌은 방송 당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소수의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행하던 '1인 방송'이라는 콘텐츠를 비교적 보수적인 미디어인 지상파에 적극적으로 접목시켰기 때문.
특히 '마리텔' 첫 시즌에서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부터 마술사 이은결까지 전문 방송인이 아닌 출연자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시청자를 웃기는 개그와 입담에 최적화된 기존의 프로 방송인들과 달리 요리, 마술 등 자신만의 콘텐츠로 독자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출연자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마리텔'은 본 방송은 물론 매 생방송 시간까지 화제를 모으며 사랑받았다.
그러나 첫 시즌 후 2년 만에 호기롭게 돌아온 '마리텔2'는 첫 시즌의 성적에 못 미치는 모양새다. 시청률부터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 시즌이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괄목할 성적으로 종영한 데 반해, 최근 '마리텔2'는 3.7%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물론 '마리텔2'에도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출연자들은 존재하고 있다. 배우 강부자와 김수미 등이 대표적인 예다. 두 사람은 드라마에서 주로 선보이던 관록의 베테랑 연기자의 모습을 내던지고 우아한 말투에 시청자의 부탁을 받아 시원한 '욕사발'을 퍼붓는가 하면 나이를 잊은 활발한 소통과 열정으로 감탄을 자아낸 바 있다.
하지만 소수의 출연자 매력에 의지하기엔 '마리텔2'의 본질인 '1인 방송'의 의미가 희미해진지 오래다. 첫 시즌에서도 '신의 영역'에 오르며 생방송 시청자 수를 독차지한 백종원과 같은 소위 '하드캐리' 출연자들은 존재했다. 그러나 출연진 대부분이 자신만의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는 '1인 방송'의 핵심에 집중했다.
'마리텔2'에서는 강부자, 김수미 등의 출연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이들의 콘텐츠만이 갖고 있는 독창성이 소실됐다. 이들 외에도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열정적으로 콘텐츠를 선보이지만 각각 개별적인 '1인 방송'이 아닌 한 가지 코너처럼 소모되고 있다. 흡사 '코너 속의 코너'와 같은 편집과 구성 방식이 '마리텔' 시리즈가 갖던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린 모양새다.
첫 시즌 이후 다양한 유사 프로그램들이 생겨나며 '마리텔2'만의 희소가치가 약해진 점도 프로그램의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마리텔' 첫 시즌 이후 공백기 동안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랜선라이프', SBS 예능 프로그램 '가로채널' 등 현직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비롯해 유큐브에 도전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들이 대거 등장한 것. '마리텔' 첫 시즌에서 '1인 방송'을 보고 신선함을 느꼈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유사한 포맷에 더 이상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김수미로 대표되는 '마리텔2'의 킬러 콘텐츠 주자들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수미는 10일 밤 방송된 '마리텔2'에서 코미디언 장동민과 함께 1인 방송을 진행하며 화제를 모은 것은 물론, 자신의 방송에서 200만 원을 기부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 이 같은 출연자의 등장에 생방송을 지켜본 온라인 시청자는 물론 방송을 지켜본 TV 앞 시청자들도 모두 환호했다.
결국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마리텔2'의 돌파구는 시즌1 때처럼 '1인 방송'의 매력을 간직한 독보적인 매력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섭외에 달려있는 형국이다. 과연 제작진이 모두를 놀라게 할 또 다른 출연자를 선보일 수 있을까. '마리텔2'의 이후 방송에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