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존 공략과 자신감의 회복, 그리고 구종의 다변화는 양상문 감독이 최근 부침을 거듭하던 제이크 톰슨에게 끊임없이 주문했던 부분이다. 그리고 이날 톰슨은 드디어 자신을 향한 모든 주문을 경기 중에 선보이면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톰슨은 지난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봉 역투로 시즌 2승 째를 수확했다. 팀은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톰슨은 최근 4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퀄리티 스타트는 한 차례도 없었고 제구 난조를 동반한 대량 실점이 발목을 잡았다.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패 7.32(19⅔ 16자책점)에 머물렀다. 4사구는 11개에 달했다. 첫 4경기 평균자책점 2.92(24⅔이닝 8자책점) 4사구 7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5/15/201905150352772648_5cdb11348e3ee.jpg)
그동안 양상문 감독은 톰슨을 향해 “자신의 구종을 믿고 자신감있게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끊임없이 주문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양상문 감독은 “공의 배합이 미국에서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머리 속에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만 가지고 던져만 준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하며 톰슨의 달라진 면모를 기대했다.
그리고 이날 톰슨은 양상문 감독의 주문을 확실하게 이행했다.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고 상대 타자들이 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향하는 공도 제대로 오는 공이 많이 없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과 희망을 만족시켰다.
경기 전 포수 나종덕과 짰던 전략도 이와 일맥상통했다. 이날 톰슨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포수 나종덕은 “공의 움직임이 많은 선수인데, 첫 호흡을 맞췄을 때는 배합을 스트라이크 존의 구석구석으로 요구를 했고 그랬더니 볼이 많아졌다”면서 “오늘은 전력 분석을 하면서 카운트 잡는 공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던져 상대가 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톰슨이 이닝을 많이 소화 못했는데 오늘은 이닝을 좀 더 많이 가져가기 위해서 볼넷보다는 안타를 맞자고 생각하며 배합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톰슨은 주 무기인 투심(21개)과 슬라이더(15개)에 의존하기 보다는 다양한 구종으로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포심(12개), 커브(19개), 커터(15개), 스플리터(24개) 등 자신의 갖고 있는 모든 구종을 골고루 던졌다. 이젠 상대 팀들의 톰슨을 향한 전력 분석도 철저하게 된 상태.
결국 배합을 다르게 가져가며 경기를 풀어갔다. 나종덕은 “이제 상대 팀들도 톰슨의 투심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 변화구를 섞어 던져서 상대에게 많은 공을 보여줘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했다. 톰슨의 모든 구종이 좋고 강력하다.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공은 투심, 슬라이더 외에도 많다”고 말했다.
결국 이러한 배합에 LG 타자들의 배트는 헛돌기 일쑤였다. 정타의 타구가 간혹가다 있었지만 롯데 야수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호수비로 톰슨을 도왔다. 결국 대부분은 빗맞은 타구에 머물렀다.
톰슨 역시 경기 후 “경기 전 나종덕과 얘기를 하면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자고 했고 가운데를 보고 던진 것이 결과가 좋았다”고 말하면서 “더블 A 시절 완봉승을 해봤지만 오늘이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최근 좋지 못했던 모습을 극복할 수 있던 의미 있는 완봉승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