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빨리 갈 수 있어서 좋다”.
롯데 이대호가 지난 14일 사직 LG전을 마친 뒤 남긴 말이다. 이날 롯데-LG전은 2시간13분 만에 경기가 끝났다. 오후 6시31분 시작한 뒤 8시44분에 종료됐다. 빠른 경기 진행으로 선수들뿐만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1만8119명의 관중들도 늦지 않게 귀가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올 시즌 이보다 더 빨리 끝난 경기도 있었다. 지난 8일 대구 삼성-NC전은 2시간 만에 끝나 올 시즌 최소 경기 기록을 세웠다. 지난 3월28일 문학 SK-LG전도 2시간17분으로 마감되는 등 2시간대 초반 경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2시간30분 이하 경기가 전체 시즌의 2.4%였지만 올해는 4.2%로 비율이 늘었다.

15일까지 KBO리그 평균 경기시간(연장포함)은 3시간16분. 지난 2017~2018년 2년 연속 3시간21분에서 5분을 줄였다. 2016년(3시간25분)에 비하면 9분 단축. 지난 2012년(3시간11분) 이후 7년 만에 최소 경기시간이다. 팀별로 보면 LG가 3시간7분으로 가장 빠르다. 두산-한화(이상 3시간12분), NC-KT(3시간13분), 키움(3시간15분), SK-삼성(이상 3시간16분), KIA(3시간19분) 롯데(3시간33분) 순이다.
가장 큰 이유는 타고투저 완화로 꼽힌다. 외국인 타자 도입과 함께 극심한 타고투저가 찾아온 2014년 KBO리그는 역대 최장 3시간27분의 평균 경기시간을 찍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5년간 타고투저 흐름이 지속됐고, 경기 시간은 엿가락처럼 늘어났다.
이에 KBO는 올해부터 공인구 반발력 계수를 낮추며 타고투저 잡기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포수의 마운드 방문 횟수, 감독 또는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를 2회로 제한했고, 투수가 12초 이내에 투구하지 않을 경우 1회 경고에 2회 벌금 20만원을 부과하는 식으로 페널티를 줬다.
또한 공수교대시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선수에게 전력 질주를 주문했다. 스피드업 독려를 위해 위반 선수의 자료를 구단에 알리고, 덕아웃과 라커룸에도 관련 사항을 부착하는 스피드업에 대한 인식을 끊임없이 심어줬다.
이는 야구의 생존과 맞물린 문제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도 ’야구는 지루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각종 규칙 변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KBO리그도 다르지 않다. 수년간 경기시간 줄이기에 집중했고, 올 시즌 조금씩 그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