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걸캅스’(정다원 감독)가 한 달여 동안 극장가를 점령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걸캅스’는 어제(14일) 7만 6545명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74만 2493명. 개봉 6일 만에 1위를 한 것.
그간 극장가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열풍이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이 영화는 20일 동안 압도적인 관객수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1200만 관객을 돌파, 이에 한국영화들이 도통 힘을 쓰지 못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N차 관람으로 흥행을 이어갔으나 개봉 4주차에 관객수가 급격이 하락하면서 한국영화들이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9일 개봉한 ‘걸캅스’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흥행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정상에 오른 것.
특히 2018년과 2019년을 통틀어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 중 ‘마녀’, ‘도어락’, ‘항거: 유관순 이야기’, ‘캡틴 마블’의 뒤를 이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다섯 번째 작품으로 더욱 의미를 더한다.
‘걸캅스’는 배우 라미란, 이성경 주연의 영화로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다.
라미란이 강력계 전설의 형사 박미영 역을, 이성경이 열정이 넘쳐 근무 중 사고를 친 후배 형사 조지혜 역을 맡았다. 미영과 지혜는 올케, 시누이 사이다. 미영의 남편 조지철 역은 배우 윤상현이 연기했으며 해커 장미 역은 소녀시대 출신 수영이 맡았다.
정다원 감독이 미영 역을 처음부터 라미란의 특성에 맞춰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듯,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라미란은 특유의 생활 연기부터 베테랑 형사다운 날카로운 눈빛, 카리스마로 강도 높은 액션까지 소화하며 기대 이상의 매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마약 및 몰래 카메라 촬영, 성폭행, 불법 동영상 온라인 유포로 이어지는 신종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영화 속에 담아 시의성을 높여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중 미영과 지혜를 통해 관객들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천하를 끝낸 ’걸캅스’가 박스오피스 1위 이어가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켜갈지 주목된다. /kangsj@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