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의 최무성은 묵직하다. 그가 내뱉는 대사나 그가 짓는 표정 까지 드라마에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그가 연기하고 있는 인물이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SBS ’녹두꽃’에서는 백산에 집결한 동학농민 혁명군과 이를 진압하기 위해 전라감영의 군사들이 1894년 음력 4월 7일 황토현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을 정면으로 내세운 드라마다. 그렇기에 동학농민혁명을 시작하고 이끌어온 전봉준(최무성 분)의 존재는 그 어떤 인물보다 중요하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전봉준과 전봉준이 만들어낸 사건을 중심으로 만나고 헤어지고 시련을 겪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봉준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른 캐릭터들까지도 흔들린다.
최무성이 연기하는 전봉준은 뿌리깊은 나무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동학농민혁명이 단순한 민란이 아닌 혁명으로 인정 받는 것은 백성들의 뜻을 대변하겠다는 전봉준의 확고한 신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무성은 가슴 뜨거운 동학농민혁명을 이끌면서 폭발하는 격정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도 하고, 숨막히는 카리스마를 폭발 시키며 단숨에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들기도 한다. 고부 반란에 앞서서 혁명군을 선동 할 때의 전봉준과 선운사에서 부패한 관군을 물리치는 혁명군을 보면서 새 세상이라고 말할 때의 차이는 분명하다.
180cm가 넘는 당당한 체구의 최무성은 실제 역사 속의 전봉준과 외형은 닮아있지 않다. 다만 전봉준의 혁명을 향한 꺾이지 않는 신념을 그려내는데 최적의 인물이다. 굳게 다문 입과 단단한 턱선이 최무성이 연기하는 전봉준에 무게감을 더한다.
동학농민혁명의 결말은 교과서에 나와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드라마로 풀어내서 재미를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사건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서 사건이 품고 있는 메시지를 공감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무성이 연기하는 전봉준은 역사의 발전을 이끌어 온 것은 권력이 아닌 수많은 백성들이었다는 단순한 진리를 온 몸을 다해 전달하고 있다. 전봉준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약자다”라고 백이강(조정석 분)에게 말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황토현 전투를 시작한 동학농민혁명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련을 맞이한다. 그 시련 앞에서 전봉준이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