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윤시윤의 변화가 가슴 아프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 김승호)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기념비적 작품으로, 언론과 대중의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녹두꽃’ 13,14회에서 백이현(윤시윤)은 본인의 혹독한 삶을 받아드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독기를 품은 채 냉혹하게 변했다.
황토현 전쟁 후 백이현은 군을 이탈하여 황석주(최원영)를 찾아갔다. 앞서 그는 향병 징집 이유가 그토록 믿었던 스승 황석주의 소행임을 알아챘다. 백이현은 황석주를 독기 서린 눈으로 노려보며 명심(박규영)과의 혼례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를 반대하는 황석주와 백이현은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현은 백가(박혁권)를 무자비하게 짓밟는 사내들을 향해 망설임 없이 총을 겨누는가 하면 홍가(조희봉)를 폐가에 가둬 물 한 잔 주지 않는 냉정함으로 이전의 모습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방송 말미 형 이강(조정석)과의 만남은 시청자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혼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려는 이현은 이강과 함을 들고 황진사댁 집으로 향했다. 황석주에게 홍가 사이에 있는 일을 무덤까지 안고 가겠다며 혼례를 허락해 달라는 이현에게 황석주는 칼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이현에게 돌아온 것은 양반들의 발길질이었다.
이에 양반가에게 독기를 품은 이현은 형과 함께 백가를 일으키기로 했다. 그러나 더 이상 백가에 마음이 없는 이강은 이를 거절했다. 그런 형에게 이현은 "눈 한번 질끈 감으시면 됩니다. 몰랐는데 다들 그리 살더군요. 해서 저도… 그리 할 것입니다"라며 이강과 대립했다.
백이현은 생각지 못한 진흙탕과 같은 삶으로 들어서며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누구보다 고왔던 그의 얼굴에서는 차가움만이 남아있었다. 슬프고도 잔혹함으로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낸 윤시윤의 열연에 이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parkj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