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X문소리 '배심원들', 국민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5.20 18: 22

청년사업가 권남우(박형식 분), 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조한철 분), 법대생 윤그림(백수장 분), 취준생 오수정(조수향 분), 요양보호사 양춘옥(김미경 분), 무명배우 조진식(윤경호 분), 주부 변상미(서정연 분), 무직 장기백(김홍파 분) 등 직업과 성별, 나이가 다른 8명의 일반 국민들이 2008년 도입된 최초의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단으로 발탁된다. 
첫 시작인 만큼 8인의 배심원들, 재판장 김준겸(문소리 분)도 언론의 카메라 세례를 한몸에 받으며 높은 관심을 얻는다. 첫 배심원이 된 8인의 앞에 놓인 사건은 증거, 증언, 자백도 확실한 친엄마 존속 살해 사건. 양형 결정만 남아있던 재판이었지만 피고인(서현우 분)이 갑자기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 배심원들은 예정에 없던 유・무죄를 다투게 된다. 
모두가 지원금을 노린 피고인이 엄마를 살인한 게 확실하다며 ‘유죄’에 손을 들지만 호기심 많은 청년 권남우는 “저는 잘 모르겠다”며 만장일치 결정에 빨간불을 켠다. 남우는 피고인의 직접적인 살인을 의심할 증거, 흔적이 이상하다면서 결정을 미룬다. 여러 가지 물적 증거에도 의심을 품는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배심원들’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배우 박형식과 문소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youngrae@osen.co.kr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재판을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 배심원들은 “모르겠으면 대세에 따라” “너가 법을 아냐” “법의학자가 밝힌 대로 망치에 맞은 게 맞다”면서 남우의 결정을 채근한다. 하지만 남우의 의문 제기에 오수정, 양춘옥도 자연스럽게 설득이 되기 시작한다. 이들은 결정적인 살해 증거가 없고 그렇다고 분명하게 사고사라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난감해 한다. 법정에서는 피고인의 계획적인 살인이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변호인의 반박이 팽팽하게 맞선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반짝반짝영화사)은 생애 처음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께해야 하는 재판부가 부딪히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추리소설을 읽듯 스릴있고 이야기의 흐름도 매끈하다. 판사, 검사, 변호사가 아닌 보통 사람들도 상식에 기초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쾌하게 그려 공감대를 높이며 마지막에는 여운을 남긴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배우 박형식이 첫 번째 주연 영화인 ‘배심원들’에서 기대 이상의 호연을 보여주며 극에 녹아들었다. 재판장과 배심원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의심이 사라질 때까지 되묻는 엉뚱한 권남우 캐릭터는 박형식 특유의 순수한 매력이 더해져 표현됐다.
법과 원칙에 따르지만 관성에 따라 습관적으로 일해온 자신을 되돌아본 판사 김준겸 역의 문소리 역시 탄탄한 연기를 보여줬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국내외 대작의 인기에 떠밀려 많은 관객들이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 게 안타깝다. 국민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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