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아버지, 레이싱 꿈 이뤄드렸는데”
가수 김건모의 부친상 비보에 많은 이들이 함께 슬퍼하고 있다. 2017년 9월, SBS ‘미운우리새끼’를 통해 아들 김건모와 레이싱 대결을 펼치며 78년 만에 꿈을 이룬 그였기에 시청자들도 가족 같은 마음으로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김건모의 아버지 故 김성대 씨는 지난 19일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상주인 김건모는 어머니 등 가족들과 함께 슬픔 속에 빈소를 지키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이다. 장지는 용인 로뎀파크로 알려졌다.
김건모의 부친은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2017년 9월 3일 방송된 ‘미운우리새끼’에 김건모와 함께 출연했기 때문. 당시 방송에서 김건모는 아버지의 오랜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강원도 인제 서킷을 찾았다.
그는 아버지를 독려하며 “어머니 이선미 여사님 몰래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건모의 아버지는 일일 강사로 나선 김진표에게 진지하게 질문을 하면서 열성적으로 수업을 들었다. 물론 스튜디오에서 부자의 영상을 보던 김건모 모친 이선미 여사는 질색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김건모 부자는 김진표가 운전하는 차에 탔다. 옆에 탑승한 김건모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깜짝 놀라며 “그만하자. 난 꿈이 카레이서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김건모의 아버지는 속도를 더 내라고 할 정도로 스피드를 즐겼다. 옆자리에서 카레이싱을 즐긴 김건모의 아버지는 한껏 업 된 기분을 만끽했다.
드디어 김건모의 아버지가 직접 운전에 나섰다. 김건모의 아버지는 선두인 김진표를 바짝 뒤쫓았다. 직선코스에서는 본격적으로 가속했다. 첫 주행을 마친 김건모와 아버지는 밥값내기 레이싱을 펼쳤다.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레이싱 막판 김건모의 아버지는 추월하려는 김건모를 막아서는 기술까지 뽐내며 승리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선 부자의 뭉클한 대화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건모 아버지의 걱정은 아들의 결혼이었다. 쉰 살인 김건모는 "결혼 할 사람이 없다"고 변명했지만 김건모의 아버지는 “이선미 여사와 결혼할 때 저 사람을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꽉 잡았다"고 고백했다. 김건모는 "억지로 결혼하면 나중에 내가 불행해진다"고 속내를 털어놔 아버지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결국 김건모는 아버지의 걱정을 덜어드리지 못한 채 하늘로 떠나보내게 됐다. 그러나 곁에 있는 많은 이들이 그와 함께 슬퍼하고 있다. 생전 방송을 통해 익숙한 고인이었기에 가족 같은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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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우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