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루머에 휩싸인 잔나비 멤버 유영현이 모든 책임을 지고 향후 활동을 중단한다. 유영현은 활동 중단은 물론 팀에서 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었는지에는 의문이 생긴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잔나비 멤버에게 당했던 학교 폭력을 밝힙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먼저 글쓴이는 “잔나비 음악이 좋아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의 멤버가 같은 분당 출신이었다. 우리 지역 출신의 밴드라서 나름 뿌듯했는데, 멤버들을 검색하다보니 설마하는 생각이 들면서 손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고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말이 살짝 어눌해 괴롭힘 속에 학창시절을 보냈다. 라이터로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 치는 건 기본이었다. 너(잔나비 멤버)와 그들(함께 괴롭힌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지냈다. 왜 나약한 나를 괴롭혔는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그 학교를 다닐 수 없어 전학을 갔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그런 사람이 만들고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는 것에 스스로가 한심해졌다”며 “당신이 장난삼아 던진 돌이 한 사람의 학창시절과 인생에 엄청난 아픔을 주고 트라우마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훗날 본인의 자녀 혹은 가족에게 절대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해 나 같은 사람이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글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고,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논란 속에 잔나비는 예정된 스케줄은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고, 소속사는 24일 SNS 등을 통해 학교 폭력 루머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페포니뮤직은 “잔나비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 당사는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본인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유영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영현은 현재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향후 활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유영현은 잔나비에서 자진 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며 “유영현은 진심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구할 것이며, 다른 잔나비 멤버들도 이로 인해 피해를 받으신 분께 어떤 방식으로든 용서를 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사과했지만 이들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였는데도 예정된 스케줄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과문을 공개한 24일에도 잔나비는 한 고등학교 축제 무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잔나비의 무대는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인한 영향은 없었다는 후문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중은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학교 폭력’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학교 폭력 논란은 잔나비라는 밴드의 정체성과 방향성에도 큰 타격이다. 감성적인 노래로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면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멤버가 소속돼 그들의 음악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에 진정성이 담겼는지 의문이 생기면서 잔나비는 더 큰 논란에 직면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