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칸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했다.
제72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25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한국 영화 중 유일한 경쟁 진출작인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송강호가 폐막식에 참석했다.
봉주호 감독과 송강호는 멋진 턱시도를 차려입고 폐막식 레드카펫에 등장했으며,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상영회를 하고 사람들의 좋은 평을 듣고, 며칠간 아주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고 밝혔고, 송강호는 "칸영화제에서 '기생충' 상영을 한 뒤 많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휴식을 취했다. 칸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곳을 구경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 봉준호 감독은 사회자를 향해 "그나저나 당신을 다시 보니 반갑다"며 웃었다.
칸영화제의 특성상 경쟁 부문 진출작의 감독이나 배우의 참석 자체가 본상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생충'의 본상 수상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기생충'은 지난 21일 오후 10분(현지시간) 2,300석 규모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처음으로 공식 상영됐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땐 8분 간 기립박수가 터졌다. 은유와 블랙코미디,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 그리고 봉준호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더해져 수작이라는 평이 나왔다.
이후 외신들도 호평과 극찬을 쏟아냈는데, 평점에서도 다른 경쟁 작품들을 압도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데일리는 경쟁 부문 진출작의 평점을 공개했다. '기생충'은 세계 각국 매체 기자 10인의 점수를 합산해 집계한 결과 4점 만점에 3.4점을 받았다. 3.3점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 셀린 시아마 감독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Portrait of a Lady on Fire)'보다 0.1점 높았고, 새로운 1위에 등극했다. 이어 유럽 15개 매체의 평점을 집계하는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도 9개 매체가 '기생충'에 만점을 뜻하는 황금종려가지를 줬다. 이는 11개 매체가 황금종려가지를 부여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지에서도 골고루 호평이 쏟아진 '기생충'은 폐막식이 다가오면서 수상에 대한 가능성이 올라갔고, 주연 배우 송강호가 일정 변경해 폐막식까지 남기로 하는 등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한국 영화는 역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지난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을 받아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이어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 2007년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았다.
박찬욱의 '아가씨'(2016), 봉준호의 '옥자'(2017)와 홍상수의 '그 후'(2017), 이창동의 '버닝'(2018)이 4년 연속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지만, 본상은 받지 못했다. '시'의 각본상 이후에는 9년 동안 본상 수상이 끊긴 상태다.
[사진] 하수정 기자 /hsjs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