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의 숫자는 요지부동이었다. 0의 행진이 이어졌다. SK 김광현과 NC 드류 루친스키 에이스 맞대결은 명불허전이었다.
26일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NC와 SK의 맞대결. 이날 양 팀 선발 투수는 팀의 에이스들이었다. 루친스키와 김광현이 선발 매치업을 이뤘다.
7승(1패)의 '승리 요정'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김광현, 최근 8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에 빛나는 루친스키가 어떤 투구를 보여줄 지에 대한 기대는 컸다.
기대대로 두 선수는 마운드 위에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며 힘을 못 쓰게 만들었다. 김광현은 3회까지 매 이닝 안타 1개씩을 허용했지만 그 뿐이었다. 3회 무사 1루에서 이상호부터 6회 박석민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며 위력을 떨쳤다. 위기를 좀처럼 만들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이닝이 된 7회, 김광현은 선두타자 양의지에 볼넷을 허용하며 틈을 노출했다. 그리고 베탄코트에 볼넷까지,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경기 깅광현의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1사 1,2루에서 권희동을 삼진, 그리고 대타 박민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루친스키는 경기 개시와 함께 4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4회 1사 후 한동민, 최정에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중심 타선 로맥, 고종욱을 연속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6회에는 김재현과 최정에 안타를 맞으며 1사 1,3루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로맥을 투수 땅볼로 유도한 뒤 1-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솎아내 실점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
두 투수는 모두 7회까지 책임졌다. 두 선수가 마운드 위에 버티고 있을 때 득점은 언감생심이었다. 두 선수 합쳐서 볼넷은 2개(김광현)에 불과했고, 선두타자를 출루시킨 이닝도 3번에 불과했다(김광현 2회, 루친스키 1회).
김광현은 7이닝 104구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루친스키는 7이닝 84구 6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 선수의 아트 피칭에 승리의 신은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했다.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노디시전,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는 두 선수가 내려간 뒤 요동치기 시작했다. 8회말 NC가 2사 1,3루에서 SK의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얻었고, SK는 9회초 제이미 로맥이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배영섭이 이어진 1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경기는 SK의 2-1 승리로 마무리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