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으로 시작된 연예계 폭로 바람이 ‘빚투’를 지나 이른바 ‘학폭 미투’로 번져가는 추세다. 밴드 잔나비의 멤버 유영현이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로 밝혀진 가운데, 가수 효린을 향한 학교폭력 가해 의혹이 불고 있다.
잔나비는 유영현이 책임감을 지고 팀에서 탈퇴하면서 4인조로 재편됐다. 이는 지난 23일 온라인상에 올라온 ‘잔나비 멤버에게 당했던 학교폭력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발단이 됐다. 해당 글의 게시자는 “다른 친구들보다 말이 살짝 어눌했던 나는 많은 괴롭힘을 당했다. 반응이 웃기다고, 재미있다고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쳐 놓는 건 기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인 24일 소속사 페포니 뮤직은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본인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유영현이 탈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영현은 진심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구할 것이며, 다른 멤버들도 이로 인해 피해를 받으신 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용서를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음악이 입소문을 타면서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는 등 최근 대세 밴드로 떠오른 만큼, 잔나비는 빽빽한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일련의 논란들로 인해 이번주 스케줄은 대체로 스톱됐다. 오는 28일 KBS 라디오 쿨FM ‘이수지의 가요광장’, 29일 SBS 라디오 파워FM ‘정소민의 영스트리트’ 출연은 취소됐다.
28일 전파를 탈 예정이었던 SBS ‘본격연예 한밤’ 녹화분도 방송되지 않는다. SBS 관계자는 OSEN에 "잔나비 측과 '한밤' 제작진이 앞서 촬영을 진행한 게 맞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잔나비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인해 제작진이 사전 촬영 분량을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방송 불가를 결정한 만큼 밝히기 어렵다. 다만 최근 논란과는 별개의 내용이었다"며 "잔나비 관련 소식이 28일 '한밤'에서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 논란과 관련한 정보를 뉴스 형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스티벌과 공연 출연은 불투명하다. 페스티벌이 워낙 많이 예정돼 있는 봄 기간이며, 대세 밴드의 대표적인 주자였던 잔나비였던 만큼 많은 공연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바다. 공연 주최 측에서는 지켜보고 있다. 우선 오는 30일 녹화 예정이었던 케이블채널 SBS MTV ‘윤도현의 더 스테이지 빅플레저’는 제작진 회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내달 8일 예정돼 있던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2019’ 측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효린은 학교폭력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사실 확인된 바가 없어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폭 미투 정말 치가 떨리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다. “효린에게 15년 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년간 끊임없이 학폭(학교 폭력)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한 A씨는 효린 측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효린 소속사 브리지 측은 “현재 효린 본인은 15년 전에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며 피해자라 주장하는 작성자를 직접 만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까지 내비쳤다. 하지만 A씨는 해당 글을 돌연 삭제했다. 이에 브리지 측은 추가 공식입장을 통해 “명백히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지난 1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명예는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명예훼손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A씨는 추가로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또 다른 인물 B씨도 등장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진실은 없는 상황이라 신중한 자세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효린 측은 추가적인 공식입장 발표를 통한 대응은 계획에 없으며, 명예훼손으로 인한 강경대응 입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