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칸 국제영화제(칸영화제)에서 대상격에 해당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오늘(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살다 보니 이런 걸 하네, 참(웃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봉준호 감독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취재진을 향해 이 같이 밝혔다. 봉 감독은 배우 송강호와 함께 입국하며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취재진을 만났다.
봉준호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화 ‘기생충’(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이 올해 열린 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전 세계 신작들이 대거 소개되는 칸 영화제에서 올해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칸 영화제에는 보통 바로 지난해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친 뒤 올해 개봉을 앞둔 전 세계 신작 영화들이 출품된다. 봉준호 감독의 세계관을 담은 ‘기생충’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올해의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봉준호 감독은 “저 개인으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지만 한국영화 자체로도 (황금종려상 수상은)처음이기 때문에 특히 더 기쁜 일이 된 거 같다”고 공항 도착 직후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송강호도 “한국영화를 향한 여러분들의 성원과 사랑이 오늘의 이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면서 “늘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현실 기반의 영화. 전 세계적으로 팽배한 경제적・사회적 양극화가 담겼다는 점에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송강호는 이어 “봉준호 감독이 지난 20여 년 동안 노력해온 결과물이 드디어 정점을 찍은 느낌이 들어서 자긍심이 크고 보람을 느낀다”고 감독에 대한 존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폐막식까지)대표로 남았지만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고, 그들의 연기 또한 관객들께서 사랑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이선균, 박소담, 최우식, 조여정, 이정은, 장혜진 등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끝으로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충무 김밥도 먹고 싶다(웃음)”면서 “제가 키우는 강아지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강호도 “저도 집에 가고 싶다(웃음). 8일 동안 해외에 나가 있었기에 지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봉준호가 곧 장르가 됐다’는 평가에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되게 기뻤다”며 “수상한 것만큼이나 그 문장 한 줄이 기뻤다”는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은 지난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된 직후 ‘봉준호 감독 영화 중 최고의 작품’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아낸 걸작’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됐다’ 등의 전 세계적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어 ‘기생충’ 촬영 현장에서 ‘주52시간 근무제’를 지킨 것에 대해 “‘기생충’만의 독특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2~3년 전부터 한국영화 촬영 현장이 그랬다”고 밝혔다.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사로 잡아온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이 어우러져 신선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이달 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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