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잔나비가 전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라디오는 물론 사전 촬영한 '본격 연예 한밤' 인터뷰도 연기된다.
잔나비가 최근 방송가에서 지워지고 있다. 28일 방송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본격 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사전 촬영한 인터뷰 영상이 전파를 탈 예정이었으나 방송 연기가 결정됐다. (OSEN 단독 보도) 전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파문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양새다.
잔나비를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지난 23일 한 커뮤니티였다. 글쓴이 A 씨가 과거 학창 시절 잔나비 멤버 중 한 명으로부터 극심한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고 폭로한 것. 특히 그는 폭로 글에서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라이터를 가까이 가져다 대는 등 구체적인 피해를 기술했다.
폭로 글은 삽시간에 확산됐다. 잔나비가 최근 음원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예능계에서도 숱한 러브콜을 받는 등 연예계 전반의 블루칩으로 부상한 데다가, 폭로 내용이 미성년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했기 때문.
논란 후 하루가 지난 24일 저녁까지 잔나비 측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잔나비 소속사 페포니 뮤직 측은 24일 저녁이 돼서야 공식 팬카페와 SNS 등에 폭로 글에 등장한 학교 폭력 가해 멤버는 유영현이며 사실을 시인했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책임으로 밴드에서 자진 탈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끊이지 않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프런트 맨으로서 밴드를 견인한 보컬 최정훈의 부친이 성범죄 및 뇌물 의혹에 휩싸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친구임이 드러났기 때문.
이에 최정훈은 개인 SNS에 장문의 심경글을 올렸다. 그는 유영현의 일에 대해서는 밴드 동료로서 사과했다. 다만 부친과 김 전 차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어진 친구 관계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아버지에게 죄가 있다면 죗값을 혹독히 치르실 것이고 잘못된 사실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바로 잡겠다고 제게 약속하셨다"며 무고함을 피력했다.
잇따른 논란에 잔나비를 향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잔나비가 1992년생 동갑내기 멤버들로 구성된 밴드인 만큼 유영현의 과거 학교 폭력 논란들을 현재 멤버들이 몰랐는지에 대한 의혹이 거듭 제기됐다. 최정훈의 부친에 대해서도 진위 여부 이전에 김 전 차관의 스캔들에 연루돼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못 마땅하다는 의견이 쇄도했다.
결국 잔나비는 25일 경북 경주 시민운동장에서 치러진 '한수원 페스티벌 2019'에 최정훈, 김도형, 장경준, 윤결 등 네 명의 멤버로만 무대에 올랐다. 최정훈은 히트곡 '뜨거운 여름 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을 부르다 눈물을 쏟았다.
방송가 또한 '잔나비 지우기'에 나섰다. 28일 잔나비의 출연이 예정됐던 KBS 라디오 '이수지의 가요광장'에서는 래퍼 슬리피와 모델 송해나만 게스트로 등재된 상태다. 잔나비가 29일 출연하기로 한 SBS 라디오 '정소민의 영스트리트'에서도 게스트 명단에는 1415 이름만 올라 있다.
여기에 28 방송되기로 한 '한밤' 인터뷰까지 연기된다. 하루아침에 방송가 블루칩에서 삭제 대상으로 전락한 잔나비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