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이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쫄깃한 전개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국민들 앞에 선 최시원이 “저는 사기꾼이 맞습니다”라는 충격 고백을 한 것.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현 김민태)에서 양정국(최시원)은 ‘대부업 이자제한법 폐지’를 막는데 한 발 더 다가섰다. 정국에게 의리를 지킨 김주명(김의성)의 비리 폭로로 국민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김남화(김민재) 의원의 출당이 논의된 것. 이에 국민당에서는 “대부업 이자제한법 폐지는 당이 아닌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소수의견을 지닌 의원들을 만나며 설득해온 정국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본회의가 열려야만 진행이 가능했다. 그리고 정국이 넘어야 할 산이 또 하나 있었으니, 여당과 야당 사이에 추경안(추가 경정 예산안)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했다. 양 당의 기 싸움으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정국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라는 가짜 메시지를 보내 양 당의 원내대표를 호텔로 불러들였다. 이어 “추경안 협상 끝날 때까지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갑니다”라며 그들을 막아섰고, 이에 몹시 화가 난 원내대표들의 막말을 녹음해 “협상을 하지 않으면 모두 폭로하겠다”면서 압박을 가했다.
결국, 일반적인 국회의원이라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방법으로 원내대표들의 추경안 합의를 받아낸 정국. 드디어 본회의가 시작됐고, 그간 미뤄왔던 다양한 법안들의 표결이 시작됐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대부업 이자제한법 폐지’ 법안의 표결이 시작되기 직전 국민당 원내대표의 입김에 몇 십 명의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한 것. 결정적인 순간에 구치소에서 풀려난 박후자(김민정)가 검사인 셋째 언니 박미희(윤주희)의 도움으로 국민당 원내대표를 협박하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갑자기 눈에 띄게 줄어버린 의석수가 보여주듯, 본회의 의원 수는 과반을 채우지 못했고 정국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대부업 이자제한법 폐지’ 법안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다음을 기약하게 된 것. 그런데 박후자는 정국에게서 실망할 잠깐의 시간조차 앗아갔다. 이제는 국민당에서 출당된 무소속 김남화 의원을 찾아갔고, “다른 방식으로 일해보자. 더 잘 사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까, 이거 터뜨리고 양정국 제치자”라며 ‘양정국은 사기꾼’임이 낱낱이 쓰인 자료를 건넨 것.
이에 김남화는 지체 않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정국 의원과 관련된 몇 가지 의혹을 밝히겠다”면서 운을 뗀 김남화의 입에서 쏟아진 정보들은 충격적이었다. “양정국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지 않았다”, “파주에서 있었던 기획 부동산 사기 사건의 주범은 양정국이다”, “그는 사기꾼이다. 평생 착한 사람들을 속이며 살아왔다” 등 ‘용감한 국회의원’의 과거라고는 믿지 못할 내용이었기 때문.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기자회견 끝에 “본인의 모든 죄를 실토하십시오”라며 정국에게 하루의 말미를 준 김남화. 고민에 빠진 정국에게 한상진(태인호)은 “어느 한 명도 행복해질 수 없는 진실은 묻어두는 게 맞다. 진실을 말하면 미영(이유영)이와 양 서방 둘 다 불행해져”라는 걱정 어린 조언을 건넸고, 심지어 아내 미영은 김남화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정국의 죄책감을 자극한 굳건한 신뢰였다.
다음 날, “저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정확한 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한 정국의 입에서는 모두를 경악시키는 말이 흘러나왔다. “김남화의 기자회견은 정치 공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할 것이라던 모두의 생각과 달리 정국은 “저는 사기꾼이 맞습니다”라고 고백한 것.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던 미영의 믿음과 국민 여러분의 지지에 폭탄을 던진 순간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국민 여러분!’ 영상 캡처